
- K-패스 정액권, 장애인콜택시는 제외
- 환급에서 배제된 장애시민…구조적 불평등 제도화
- ‘모두의 카드’가 되기 위한 조건, 장애시민도 포함해야
[더인디고=이용석 편집장]
국토교통부가 내년부터 K-패스에 정액권 기능을 도입하며 ‘모두의 카드’를 내놨다. 일정 금액 이상 대중교통비를 쓰면 초과분을 전액 환급해주는 제도다. 이는 일반 시민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이 ‘모두의 카드’는 ‘모두’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적을 받고 있다. 장애시민의 핵심 이동수단인 특별교통수단, 이른바 장애인콜택시 이용자는 이 제도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장애시민 A씨는 매일 서울 용산에서 화곡동(약 15km)까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수동 휠체어를 사용하는 A씨에게 일반 버스나 지하철은 역까지 가는 길이 위험하고 멀어서 안정적인 이동수단이 아니다. 엘리베이터 고장, 환승 동선의 제약, 혼잡 시간대의 물리적 위험이 일상적인 만큼 결국 A씨에게 장애인콜택시는 ‘대안’이 아니라 유일한 이동수단으로 이용해왔다.
A씨의 하루 장애인콜택시 비용은 6,2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달 출퇴근 비용은 124,000원에 이른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동하지 않으면 일할 수 없기에 감당할 수밖에 없는 비용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런데 내년부터 도입되는 ‘모두의 카드’ 뿐만 아니라 ‘K-패스’도 A씨는 적용받을 수 없다. K-패스는 일정 금액 이상 대중교통비를 쓰면 초과분을 환급해주는 제도지만, 장애인콜택시와 같은 특별교통수단은 환급 대상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A씨에게도 K-패스가 적용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매달 반복되는 출퇴근 이동이 환급 기준에 포함될 경우, A씨는 교통비의 절반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 같은 출퇴근, 같은 이동 필요, 같은 공공교통 이용임에도 ‘어떤 교통수단을 쓰느냐’에 따라 지원 대상은 갈리고 부담은 개인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A씨는 말했다. 이는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접근 가능한 교통수단이 제한된 구조에서 발생하는 제도적 불평등이라는 것.
장애인콜택시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근거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져야 할 공적 교통서비스다. 장애시민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노동하고, 치료받고, 교육받고,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교통인프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비 환급이라는 정책 설계 과정에서 이 필수 이동은 ‘대중교통이 아닌 것’으로 취급되며 배제되고 있다.
K-패스 정액권은 이용 횟수와 이용 금액이 많을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출퇴근 등 반복 이동이 많은 시민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된다. 하지만 장애시민은 그만큼 이동해도 교통비 환급은 아예 없다. 이에 대해 장애계 한 관계자는 “이는 명시적인 차별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장애인에게 불리한 간접차별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고령층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65세 이상에게 더 높은 환급률을 적용했다. 이동 취약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인 셈인데, 그렇다면 이동 제약 구조적으로 더 많은 장애시민에 대해서는 왜 같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가.
따라서 장애인콜택시를 K-패스 환급 대상 교통수단에 포함하거나, 최소한 월 교통비 산정 시 일반 대중교통과 합산해 환급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장애시민 이동 특성을 고려한 별도 정액권이나 추가 환급률 도입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혜가 아니라 ‘모두’를 정책 대상으로 한 보편적 방안이며, 나아가 접근성의 차이를 보정하는 합리적 조정이라 할 수 있다.
A씨의 사례처럼 수많은 장애시민이 같은 이유로,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하며 이동하고 있다. 이동은 삶의 전제 조건인 만큼 그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제도에서 배제되는 순간, ‘모두를 위한 정책’은 말뿐인 구호가 된다. K-패스가 진정 모두의 패스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시민도 다른 사람들처럼 같은 제도 속에서 지원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더인디고 THEI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