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혁신위 출범했지만… 장애인 당사자 배제

23
▲의료혁신위원회에 장애인 당사자를 포함하라 /이미지=제미나이
▲의료혁신위원회에 장애인 당사자를 포함하라 /이미지=제미나이

[더인디고]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위기 극복과 의료체계의 공공성 강화를 목표로 의료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가운데, 위원회에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의료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는 국무총리 직속 자문기구로, 지난 12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위원회 구성·운영 계획과 국민 참여 강화 방안, 향후 의료혁신 의제 검토 방향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혁신위가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민간위원 27명과 정부위원 3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됐으며, 의료공급자뿐 아니라 환자, 소비자, 시민사회, 지역, 청년세대, 노동계와 사용자단체 등이 참여해 다양성과 대표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9일,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혁신위에 장애인을 대표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가 명시적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것은 단순한 구성상의 미비가 아니라, 의료 개혁 논의에서 장애가 구조적으로 배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단체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건강권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법,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을 근거로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은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적용 문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과정에서의 장애 특성에 따른 접근 제한,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의 배제 등 문제가 지속돼 왔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도 장애인을 고려한 체계적인 조사와 통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국가 보건의료 통계 전반에서도 장애 관련 지표가 주요 변수로 반영되지 않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장애인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배제돼 왔다고 비판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고령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미 장애를 경험하고 있다”며 “장애 문제는 초고령사회에서 누구나 생애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보편적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료혁신이 형식적 평등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필요와 취약성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는 비례적 보편주의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혁신위에 장애인을 대표하는 장애인 당사자 위원을 포함하고, 의료혁신 방안 마련 등 모든 논의 전반에 장애인을 고려하는 장애인지적 관점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배제된 의료혁신은 결코 완전할 수 없다며, 혁신위가 국민 모두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공론의 장으로 기능할 것을 촉구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