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발달장애인 좌석 선택권 부정한 서울시·공단 비판
- 보조석 탑승 제한, 반복·다수 피해 속 시정명령 요건 충족
- “법무부, 차별 시정명령으로 문제 해결 나서야”
[더인디고] 발달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콜택시 보조석 탑승을 거부한 서울시설공단(공단)이 대법원 확정 판결과 국가인권위원회 시정권고 이후에도 관련 규정을 시정하지 않자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 역시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하고 있어 공단과 다를바 없다는 지적이다.
23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설공단의 차별적인 운영규정은 결과적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계속 발생시키고 있고, 반복적으로 차별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관련 규정을 바로잡지 않는 것은 고의적인 인권위 권고 불이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공단을 향해 “사법 판단과 인권 행정의 권위를 동시에 부정하는 고의적 권고 불이행”이라 비판하며, 법무부에 대해선 “공단이 탑승 제한 기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차별 시정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조석 탑승 여부 놓고 6년의 싸움… 대법 확정 판결에도 차별행정은 진행 중
이번 사안은 2019년 8월 27일, 발달장애인이 어머니와 함께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던 중 보조석 탑승을 거부당하면서 시작됐다.
피해 당사자 측은 장애를 이유로 좌석 선택을 제한한 것은 자기결정권과 이동권을 침해한 차별이라며 같은 해 12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불복한 진정인 측은 2020년 10월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행정심판위원회는 2021년 9월 “보조석 탑승 거부에 대한 조사와 검토가 미진했고,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추상적 위험을 이유로 과도하게 제한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의 기각 결정을 취소했다. 또한 공단의 보조석 탑승 제한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발달장애인법이 보장하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차별에 해당한다며, 서울시설공단에 탑승 제한 기준을 개선하라는 시정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공단은 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권고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10월 1심 법원은 장애인콜택시가 교통약자법상 교통수단이라는 이유 등을 들어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등법원은 올해 1월 “모든 발달장애인에게 도전적 행동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보조석 탑승을 전면 제한할 정당한 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인권위의 시정권고는 적법하다“고 판시하고 1심 판결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보호격벽 설치 등 최소침해 원칙에 부합하는 대안조치가 가능함에도 공단이 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차별의 정도가 결코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논란은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대법원은 2025년 6월 12일, 공단의 상고를 기각하며 발달장애를 이유로 한 보조석 탑승 제한은 차별이라는 점을 최종 확정했다. 이는 장애인콜택시 이용 과정에서 발달장애인의 좌석 선택권 역시 보호돼야 할 권리임을 최고법원이 명확히 한 판단이다.
“시정명령은 선택 아닌 법적 의무… 법무부가 응답해야”
문제는 공단의 태도다. 재판 진행 기간과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도 관련 운영규정을 시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존 ‘발달장애인’ 대상 제한 규정을 모든 장애인에게 확대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서울시 역시 실질적인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인권단체 등의 지적이다.

사건 소송대리인이자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조미영 변호사는 현 상황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법무부의 시정명령 발동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며, 일반택시와의 비교를 통해 공단 논리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그는 “일반 택시에서 발달장애인의 보조석 탑승을 제재하지 않는 것처럼, 서울시가 ‘위험’을 이유로 발달장애인의 탑승을 제한할 합리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3조를 근거로, 이번 사안이 시정명령 대상임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조항은 ▲피해자가 다수인 차별행위 ▲반복적 차별행위 ▲고의적 권고 불이행 등을 할 경우 법무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이어 “법무부가 시정명령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인권위 권고와 대법원 확정 판결은 실효성 없는 선언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존재 이유도 없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시정명령은 선택이 아닌 당연한 법적 의무”라며 “법무부가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말고 시정명령을 발동해, 공단이 장애인 보조석 탑승을 제한하는 차별 규정을 즉각 폐지토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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