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재학대 3.9배 폭증… 공적 보호체계는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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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최근 장애아동 학대 대응 시스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62호를 발간했다. /사진=챗GPT이미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최근 장애아동 학대 대응 시스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62호를 발간했다. /사진=챗GPT이미지

  • 한국장총,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62호 발간
  • 개인 책임 넘어 공적 골든타임확보해야
  • 한국형 통합 안전망구축 대안 제시

[더인디고] 장애아동을 둘러싼 학대 대응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장애아동 재학대가 최근 5년 새 3.9배 급증한 가운데, 초기 개입에 실패한 공적 보호체계의 구조적 한계가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은 26일 최근 장애아동 학대 대응 시스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62호 ‘장애아동 학대 대응, 골든타임을 확보하라’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62호 표지 이미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62호 표지 이미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번 리포트는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이른바 ‘유명 웹툰 작가 발달장애 자녀 사건’을 대표적 사례로 들며, 현행 학대 예방·대응 체계의 공백을 짚었다.
한국장총은 해당 사건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갈등을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 공식적인 중재·예방 시스템으로 연결하지 못한 채, 당사자 간 형사 소송으로 비화된 사례”라고 분석했다. 특히 교육적 지도와 정서적 학대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이를 조기에 판단하고 개입할 공적 시스템이 부재해, 학부모와 교사가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내몰렸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리포트에는 발달장애 부모 당사자의 목소리도 담겼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아동 학대 사건에서 피해 입증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은 오래된 구조적 문제다. 이에 대응해 최근 국회에는 아동·노인·중증장애인 등 스스로 방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피해자에 한해, 학대 입증 목적의 제3자 녹음을 예외적으로 증거로 인정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한국장총은 해당 법안이 통과할 경우 폐쇄적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학대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사생활 침해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입법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계는 상황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4년 기준 학대로 판정된 장애아동 사례는 270건으로, 전체 장애인 학대 판정 사례의 18.6%를 차지했다. 특히 재학대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장애인 재학대 피해는 5년 전 대비 3.9배 급증했으며, 재학대 피해자의 84.7%가 발달장애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복 피해를 막아야 할 보호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장에서는 장애아동 학대가 발생할 경우 ‘장애’와 ‘아동’이라는 이중 정체성으로 인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관할을 서로 미루는 이른바 핑퐁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초기 대응 시기, 즉 ‘골든타임’이 허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학대 피해 장애아동을 위한 전용 쉼터는 전국에 10여 곳(2022년 기준)에 불과해, 피해 아동이 보호받지 못한 채 다시 가해 환경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한국장총은 리포트를 통해 미국·영국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한 ‘한국형 통합 안전망’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요 제안으로는 ▲경찰·검찰·복지 전문가가 한 공간에서 원스톱 지원을 제공하는 ‘한국형 CAC(아동옹호센터)’ 도입 ▲지자체별 장애아동 전담 쉼터 설치 및 ‘장애아동 학대 전담 코디네이터’ 의무 배치 ▲중증장애인 학대 입증을 위한 제3자 녹음 예외 인정 등 방어권 보장 입법 ▲가족의 돌봄 부담을 완화해 학대를 예방하는 가족 휴식(Respite)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한국장총 관계자는 “웹툰 작가 사건과 급증하는 재학대 통계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로는 아이들을 지킬 수 없다. 장애 감수성에 기반한 특화된 시스템과 갈등을 조기에 중재할 수 있는 공적 안전망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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