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돌봄 국가정책, 장애인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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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마트 홈 기반 돌봄서비스 구조도
▲AI 스마트 홈 기반 돌봄서비스 구조도
  • 복지부 스마트홈 돌봄 사업 두고 장애인단체 “차별” 비판

[더인디고]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추진 중인 「AI 스마트홈 돌봄 서비스 상용화 및 실증 사업」을 두고 장애인을 정책 대상에서 구조적으로 배제한 ‘선별적 복지’이자 ‘국가 주도의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이하 센터)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일상생활 전반에서 지속적인 돌봄과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은 해당 사업의 대상은 물론, 설계·실증·평가 전 과정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해당 사업은 독거노인, 노인부부, 노인맞춤돌봄 대상자, 장기요양 수급자 등을 주요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센터는 “돌봄 수요 증가의 원인을 오직 ‘고령화’로만 설정한 것은 단순한 정책 누락이 아니라, 장애인을 기획 단계부터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가 정책이 특정 집단만을 ‘돌봄 받을 자격이 있는 국민’으로 선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본 사업을 ‘AI 기반 복지 혁신’으로 홍보하며, 음성 기반 AI 스피커와 행동·생활 패턴 분석, 웨어러블 기기 등을 핵심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센터는 “청각장애인, 언어·발화에 제약이 있는 장애인, 발달·정신장애인, 중증 신체장애인 등 다양한 장애 유형과 개인별 지원 필요, 접근성 확보, 대체 수단이나 보완 기술에 대한 언급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술은 중립적이라는 허구 위에서 정책이 설계됐고, 그 결과 장애인은 기술 기반 돌봄의 사각지대로 밀려났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당사국으로서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지역사회 거주, 정보와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복지법」, 「지능정보화 기본법」 역시 국가 정책과 기술 개발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 금지와 접근성 보장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센터는 “복지부 주도의 AI 돌봄 사업에서 장애인이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은 국가가 스스로 법과 국제적 책무를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센터는 복지부에 ▲장애인을 명시적 정책 대상에 포함하고 장애유형별 욕구를 반영한 서비스 모델을 재설계할 것 ▲기획·설계·실증·평가 전 과정에 장애인과 장애인단체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할 것 ▲기술 혁신보다 장애인의 인권과 접근성을 우선하는 공공 AI 기준을 마련할 것을 즉각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센터는 “AI와 기술은 돌봄의 미래가 될 수 있지만, 그 미래에서 장애인이 배제된다면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또 다른 국가 주도의 차별”이라며 “이 정책이 모두를 위한 복지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선별적 복지인지를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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