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사는 초과근무해도 월 급여는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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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 바우처 카드와 단말기 사진
활동지원사가 장애인 이용자에게 1일 8시간을 넘는 초과근무를 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어떤 기관에서는 가급적 초과근무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안내한다. 결국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이용자의 월 바우처 시간 내에서만 초과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활동지원사의 월 급여에는 큰 변동이 없다. ©박관찬 기자
  • 이용자에게 초과근무 필요해도 추가 결제 못하는 경우도
  • 추가 결제해도 월 바우처 시간 내에서만 결제 가능
  • 활동지원사에 대한 처우 개선 필요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지숙(가명) 씨는 지방으로 내려갈 일이 생겨 활동지원사 은숙(가명) 씨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은숙 씨는 서울에서 출발해서 부산에 다녀오는 일정이라 왕복시간을 감안하면 활동지원사로서 8시간을 초과근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이 사실에 대해 미리 기관에 이야기했다.

그런데 기관 담당자는 초과근무는 가급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답을 했다. 근로계약에 따라 1일 8시간만 바우처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은숙 씨의 “부산을 다녀오면서 8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어떡하냐”는 문의에는 8시간이 되면 종료하고, 추가로 결제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지숙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근로자는 법정근로시간이 1일 8시간인데, 경우에 따라서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면서 “활동지원사도 4대보험 가입도 하고 근로계약도 쓴 엄연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데, 왜 추가근로가 안 된다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지숙 씨의 말처럼 1일 법정근로시간은 8시간, 기본 근로시간 주 40시간, 연장근로를 포함한 최대 주 근로시간은 52시간이다. 즉 주 연장근로시간은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필요한 경우 12시간 내에서는 연장근로가 허용될 수 있다.

지숙 씨는 “서울과 부산을 기차로 이동하더라도 왕복 5시간 외에 집에서 서울역까지, 부산역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8시간 안에는 모든 걸 하기 불가능하다”면서 “그럼 부산에서 지원을 받고 있거나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서 8시간이 중료되면 결제하고 활동지원사는 퇴근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더 지원해주시는 거에 대한 비용도 부담하지 못한 채 마음만 무겁게 된다”고 아쉬워했다.

지숙 씨의 사례에 대해 익명의 장애인단체 활동가 A 씨는 “보통 직장에서 초과근무를 할 경우, 회사 시스템에서 초과근무 관련 기안을 결재받고 근무하는데,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초과근무에 대해 운영기관마다 조금씩 기준이 다른 것 같다”면서 “제가 아는 기관은 초과근무를 할 경우, 월말에 활동지원일지를 제출할 때 초과근무한 것에 대한 ‘사유서’를 함께 내도록 하는데, 담당자 입장에서는 이런 업무가 번거롭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 활동지원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코디네이터 B 씨는 “우리 기관은 활동지원사의 초과근무에 대해 근로기준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주 최대 12시간 내에서는 초과근무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초과근무를 할 경우 그만큼 이용자(장애인)의 활동지원바우처가 소진되므로 월말까지 남은 바우처 시간을 잘 분배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B 씨는 “지숙 씨 사례의 경우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지숙 씨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바우처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활동지원사가 초과근무를 하면 월말에 지원이 필요해도 잔여 바우처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이용자의 월 바우처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활동지원사의 초과근무는 다른 직장인들이 하는 초과근무가 아니라는 냉정한 해석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B 씨의 설명에 의하면, 장애인 이용자는 활동지원사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바우처 시간이 정해져 있다. 해당 바우처 시간을 당월에 모두 소진하지 않으면 당해년도 내에서는 익월로 남은 바우처 시간이 이월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즉 바우처 시간이 이월되지 않고 매월 모두 소진한다면 활동지원사의 급여는 장애인 이용자의 바우처 시간만큼 받게 된다.

반면 회사에서 초과근무를 하는 직장인의 경우는 근로계약서상 1일 8시간 근무를 하고 그에 대한 급여를 받는 것과 별개로 초과근무에 대한 추가급여나 인센티브를 받는다. B 씨가 말한 ‘냉정한 해석’은 활동지원사는 초과근무를 해도 결국에는 이용자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정해진 시간’만큼만 근무하기 때문에 월 급여는 큰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은숙 씨는 “활동지원사로 근무하면서 이용자의 자립생활을 위해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지만, 초과근무처럼 다른 직장인과 비교하면 처우 부분에서 아쉬움이 들 때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사람’을 지원하는 일인만큼 활동지원사도 그에 걸맞은 복지와 혜택이 충분히 주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B 씨도 “장애인 인구나 고령 장애인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활동지원서비스의 필요성과 중요성도 커질 텐데, 그만큼 활동지원사의 직업적 위상도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초과근무만 해도 지숙 씨처럼 활동지원사에게 이용자가 미안해하는 마음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이나 제도적인 개선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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