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건복지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의견 수렴
- 예방·치료·회복 등 전주기 기반 강화, 중독·자살예방 등 미래 과제 제시
- 정신장애인단체, “정책 주체라더니 또 배제… 국가책임 후퇴”
- 동료지원 확대·격리강박 최소화 등 당사자 정책 요구
[더인디고] 정부가 향후 5년간 추진할 정신건강 정책 방향을 담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 수립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정신질환 발병 단계별 공백 없는 치료 보장’과 ‘동료지원 기반 서비스 확대 등 당사자 중심 회복지원체계 강화’가 주요 목표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번 계획에서 ‘정신질환자 보호의무자 제도 폐지’와 ‘비자의 입원에 대한 공공책임’ 등 정신장애 국가책임의 핵심 과제가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관련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6일 서울 이룸센터에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정신질환의 예방·치료와 정신질환자의 재활·복지·권리보장, 정신건강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향후 5년간의 정신건강복지 정책 목표와 주요 추진과제(안)에 대해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번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함께 2025년 4월부터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관련 부처와 전문가, 당사자 단체 등 79명이 참여하는 추진단을 구성, 분과별(정신건강 일반, 정신의료, 중독 대응, 자살 예방) 추진 전략과 정책 과제를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제3차 기본계획(안)은 ▲예방적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 ▲안심하고 치료받는 정신의료 환경 조성 ▲정신질환자 자립·회복 기반 마련 ▲중독 위험에 대한 체계적 대응 ▲실효성 있는 자살 대응 생명안전망 강화 ▲정신건강 정책 기반 강화 등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예방 분야에서는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와 건강검진을 확대하고 취약계층의 본인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인공지능(AI) 영향에 대한 정신건강 연구를 추진하고, 2028년부터는 병무청 신체검사 등급에 따라 정신건강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치료 분야에서는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현재 13곳에서 2030년까지 17곳으로 확대하고, 지자체 공공병상은 130병상에서 180병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급성기 집중치료실 내 응급병상도 310병상 이상으로 확대하고, 시범사업 중인 급성기 집중치료병원의 제도화와 함께 집중치료실 병상도 2028년까지 2000개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정신질환 경험자가 자신의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환자를 지원하는 ‘동료지원 기반 서비스’를 이번 계획의 핵심 정책으로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동료지원인을 고용하는 기관에 대한 인건비 지원을 확대하고, 동료지원 쉼터도 2026년 7곳에서 2030년 17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격리·강박은 최소화하고 환자가 치료 의사를 미리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신건강 사전의향서’ 제도도 시범 도입된다. 보호입원 절차는 당장 폐지하기보다는 간소화하고, 119 구급대나 경찰 등의 협조를 통해 당사자의 입·퇴원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정신질환자 보호의무자 제도 폐지’와 ‘비자의 입원 공공책임’, ‘격리·강박’ 등 강압적 치료 환경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신장애인 당사자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한정연) 등 당사자 단체들은 이날 공청회에 앞서 이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사자 중심 정책 수립”과 “권리 기반 정신건강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신질환 당사자를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며 동료지원센터 확대와 권익옹호기관 육성, 격리·강박 예방 정책 도입 등을 촉구했다.
특히 일부 단체는 정부 정책 수립 과정 자체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현장에서는 “당사자를 참여시켜 놓고 실제 정책 결과에서는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정부가 당사자 참여를 형식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 과정에서는 정책 이행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신장애인 당사자 단체와 전문가들은 “제2차 기본계획에서도 지역사회 전달체계 강화 등 핵심 과제가 제시됐지만 실제 이행률은 낮았다”며 권리 기반 정책과 실질적 이행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번 공청회는 향후 5년간 정신건강 정책 추진을 위해 당사자와 가족,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한 자리”라며 “당사자 수요에 기반한 서비스 확충과 자기결정권, 인권 신장을 중심으로 계획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청회에 참석한 김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위기에 놓인 국민을 누가 보호할 것인가, 무너진 일상을 누가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며 “국민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책임이며 제도와 정책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검토해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안)을 보완한 뒤 관계부처 협의와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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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우리를 위한 정신건강 국가계획에 우리의 요구를 포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