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필의 모두까기] 17만 원의 실태와 9만 원의 기만, ‘이름뿐인 부가급여’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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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로 인한 1인당 추가비용은 월 17만이 넘지만, 이로 이한 부가급여는 소득 수준에 따라 3만원에서 9만원으로 묶어두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장애로 인한 1인당 추가비용은 월 17만이 넘지만, 이로 이한 부가급여는 소득 수준에 따라 3만원에서 9만원으로 묶어두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 장애인 추가비용 월 17만원… 절반도 못 미치는 부가급여
  • 소득 아닌 장애 비용 기준으로 장애인연금법 개정해야

[더인디고=무필] 장애인연금법 제5조 제2호는 부가급여를 “장애로 인하여 추가로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하기 위하여 지급하는 급여”라고 명시하고 있다. 법은 ‘보전(補塡)’을 말하고 있지만, 현실은 ‘방치’에 가깝다. 현재의 부가급여는 장애인의 실제 고통을 외면한 채, 정부의 예산 주머니 사정에 맞춘 ‘푼돈 지원’으로 전락했다.

지금의 지급 방식은 본질부터가 틀렸다. 대통령령(시행령)은 부가급여액을 장애 비용이 아닌 수급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월 3~9만 원으로 묶어두고 있다.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이 소득에 따라 변하는 것인가? 소득이 높으면 휠체어 수리비가 줄어들고, 소득이 낮으면 투석 비용이 늘어나는가? 말도 안 되는 논리다. 이는 ‘비용 보전’이라는 법적 정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예산 편의적 행정의 극치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동일한 소득이 있더라도 교통비, 의료비, 보장구 구입 및 유지비, 재활비 등 장애로 인한 추가 지출 때문에 결코 동일한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제도는 이러한 ‘기회비용’과 ‘특수 욕구’를 무시한 채 오직 소득 하위 계층에만 집중되어 있어, 대다수 장애인의 삶을 빈곤의 굴레로 밀어 넣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우리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독일은 보행 장애나 직업 교육 등 개별적 상황에 따라 표준 급여의 일정 비율을 추가로 지급하는 ‘상황별 추가 급여’ 체계를 갖추고 있고, 프랑스는 20가지가 넘는 세부 항목을 평가해 장애인의 실질적인 기회 균등을 보장한다. 이들에게 부가급여는 단순히 시혜적인 돈이 아니라, 장애로 인한 ‘삶의 격차’를 메우는 실질적인 보전 수단이다.

국가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는 정부의 무책임을 그대로 폭로한다. 장애인 1인당 추가 비용은 월평균 17만 1천 원이다. 신장 장애인은 매달 29만 2천 원, 뇌병변 장애인은 20만 9천 원, 자폐성 장애인은 20만 1천 원의 비용을 비장애인보다 더 짊어지고 산다. 특히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욕구에 따라 추가 비용이 최대 45만 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 국가는 가장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조차 고작 9만 원을 던져주고 있다. 실제 비용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을 주면서 ‘보전’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국가의 수치다.

그동안 장애계는 생존권 확보를 위해 연금 수급 대상을 확대하는 데 사력을 다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외연 확장을 넘어 ‘내용물’을 따져 물어야 한다. 연금을 받는 사람만 늘어날 뿐, 그 액수가 이름뿐인 수준에 머문다면 그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생색내기용’ 복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한 장애인의 경우 공적이전소득이 경상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의 역할이 절대적이지만, 정작 추가 비용 보전은 빈곤 탈출을 돕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언제까지 예산 탓만 하며 장애인의 삶을 뒷전으로 미룰 것인가.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장애로 인한 특수 욕구를 세분화하여 보행 장애 여부나 교육, 보호, 주거 개조 등 구체적인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정부의 재량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 뒤에 숨은 시행령에만 기댈 수 없다. 국회는 즉각 장애인연금법 본법을 개정하라. 3년마다 실시하는 실태조사 결과를 부가급여액에 강제로 연동하고, 소득이 아닌 ‘교통, 의료, 재활, 보조기기 등 10대 핵심 비목과 장애욕구를 기준으로 급여 체계를 완전히 재설계해야 한다.

장애인에게 부가급여는 남는 돈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같은 출발선에 서기 위해 반드시 채워져야 할 ‘마이너스’의 회복이다. 국가는 알고 있는 실태만큼 책임지고, 법이 명시한 보전의 의무를 당장 이행하라. 이름뿐인 부가급여를 현실화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장애인 앞에 최소한의 염치를 차리는 길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mercy_jc@hanmail.net'
공자의 자절사 중 무필은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는 태도라고 했습니다. 필명 무필은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드러난 문제를 그대로 비판하겠다는 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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