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위 여야 의원, 탈시설 후 맞춤 지원 등 정책 설계 주문
- 활동지원 ‘장관 지침’ 법률 명시에도 고령장애인 지원 공백
- 학대 신고 과태료 1천만원·접근성 강화 법안도 처리
[더인디고] 장애인 권리 보장과 활동 지원 체계 강화를 위한 주요 법안들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으면서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장애인의 권리와 정책 추진체계를 담은 ‘장애인권리보장법안’과, 그동안 보건복지부 장관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65세 이후 활동지원급여의 근거를 법률로 명시한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도 함께 통과됐다.
다만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 당사자들은 제도 변화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장애인권리보장법안(대안)’과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대안)’, ‘장애인복지법’,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 일부개정안 등 법안심사 제1·2소위를 통과한 총 97건의 법률안을 의결했다.
장애인권리보장법안 동의 속 ‘탈시설–거주시설’ 균형 주문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은 지난 2월 27일 열린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위원장 이수진)에서 논의됐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탈시설’ 용어를 둘러싼 논쟁이 예상됐지만,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큰 쟁점 없이 처리됐다.
다만 일부 여야 의원들은 탈시설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설 거주 장애인의 권리와 지역사회 자립 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당사자의 선택권 보장과 개인 맞춤형 자립 지원체계 구축 등 실질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애인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지역사회 자립 지원과 함께 거주시설 인권과 환경 개선도 함께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활동지원법 개정… ‘장관 지침’ 법률 명시 의미에도 사각지대 여전
이번 상임위에서 함께 처리된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은 제도 운영기준 중 일부를 보건복지부 장관 지침이 아닌 법률에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행 제도는 활동지원급여 신청 자격이 원칙적으로 6세 이상 65세 미만 장애인으로 제한돼 있어, 65세가 되면 상당수 이용자가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전환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던 장애인이 장기요양으로 전환될 경우 지원 시간 감소와 사회활동 제약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다만, 정부는 2024년 대법원 판결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 기준에 따라 일부 장애인에게 ‘보전적 급여’ 형태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허용해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장관 기준을 법률 차원에서 정비해 ▲기존 활동지원 수급자가 65세 이후에도 혼자 사회생활이 어려운 경우 ▲65세 미만이지만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급여를 받는 경우에는 활동지원급여와 장기요양급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65세 이후 공백 여전”… 활동지원 사각지대 지적
문제는 이번 개정안이 장애계가 요구해 온 활동지원 제도 확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장애인단체들은 연령이나 수급 이력, 장애 발생 시기와 관계없이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에게도 활동지원 신청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서미화 의원과 김예지, 정희용 의원 등은 65세 이후 신규 장애인이 되거나 기존에 활동지원 수급 이력이 없는 장애인에게도 신청 자격을 부여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이번 대안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심의 과정에서 김예지 의원은 정은경 장관에게 “활동지원을 이용하지 않던 장애인이 65세 이후 신청할 경우에도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사각지대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며 “재정 문제라면 최소한 그 규모에 대한 조사나 대책 마련을 위한 부대의견이라도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즉답을 피하면서도 향후 정책 검토 과정에서 관련 대책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학대 신고 강화·편의시설 관리 강화 법안도 통과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장애인 권익 보호와 접근성 강화를 위한 법안들이 함께 처리됐다.
서미화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은 장애인 학대 의심 사례를 인지한 신고의무자가 신고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최대 1000만 원까지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최보윤 의원이 발의한 장애인등편의증진법 개정안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 기준에 맞게 유지·관리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모니터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리보장법 통과 의미 있지만… 후속 입법 과제 남아”
한편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성명을 통해 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한계를 지적했다.
전장연은 “십 년 이상 외쳐온 ‘탈시설’이라는 용어가 마침내 법률 본문에 담기게 된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며 “장애인을 집단수용시설 중심으로 관리하던 체계를 넘어 지역사회 자립으로 나아가겠다는 법적 선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 소속 컨트롤타워가 국무총리 소속 심의기구로 조정되고, 장애인권리보장특별기금과 장애인지예산 제도, 공적옹호기구 설치 의무 등이 삭제되면서 재정과 집행력 측면에서는 한계가 남았다”며, 국회와 정부를 향해 “법안 통과 이후 재정 기반 마련과 후속 입법, 정책 실행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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