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부, 수사의뢰 및 기관경고… 국고보조금 3억 원 지급 보류
- 올해 상반기 장애인단체의 운영 지침 안내 예정
[더인디고] 한국농아인협회 고위 간부 등을 둘러싼 인권침해 등 특정감사 결과와 정부의 행정조치 등이 공개됐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2025년 농아인협회 특정감사와 중앙수어통역센터 위탁사업을 점검한 결과, 고위 간부 비위와 예산 부적정 집행 등 총 23건의 부적절한 사항을 적발하고 수사의뢰 및 행정처분 조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관련해 농아인협회 17건, 수어통역센터 6건의 부적절한 사항이 확인됐으며, 기관경고 13건, 시정 9건, 통보 16건 등 49건의 처분이 내려졌다. 농아인협회에 지원될 예정이던 약 3억원 규모의 2026년 국고보조금도 지급 보류됐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2025년 특정감사 결과 ▲농아인협회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및 장애인생활체육회 관련 행사 등에 수어통역사의 참여 금지를 지시해 장애인의 의사소통 지원을 방해, ▲협회 예산으로 고위 간부에게 약 3000만원 상당의 고가 선물 제공, ▲세계농아인대회의 불투명한 예산 운용 등에 대한 ‘장애인차별금지법’ 및 ‘형법’ 위반 등 범죄혐의가 의심되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혐의가 인정되면 해당 임원의 결격사유 적용 여부와 재발방지 및 개선계획 요구 등 추가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수사의뢰 사항과는 별도로 보건복지부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농아인협회 운영과정 전반에 걸친 문제가 드러났다.
이사회 절차 위반 등 제규정 위반
정관 등 제규정에도 불구하고 2020년부터 일부 이사들에게 회의 소집통지도 하지 않은 채 세 차례 이사회가 열리거나 2024년 1월에 개최한 두 건의 이사회(1.9, 1.29)는 무효인 선거관리규정에 근거해 당선된, 즉 자격 없는 이사들이 참석한 상태에서 의결 등이 이루어졌다. 복지부는 절차와 요건이 적법하지 않은 점에 대해 기관경고와 함께 관련자 조사 및 상벌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외유성 여행, 직책보조비 4300만원 초과 지급… 고용장려금 배분도 자의적
2023년 하반기에는 협회 간부들이 태국 치앙마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정관과 달리 현지 장애인단체 교류도 없이 관광 일정만 소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해당 예산은 세계농아인협회 운영을 위해 마련된 예비비에서 집행된 것으로 드러나, 관련 의사결정 과정 경위 조사, 결재권자에 대해 상벌위원회 개최, 부적정하게 집행된 여행 관련 비용을 참가자들에게 환수하도록 했다.
성 비위 의혹으로 업무배제된 간부가 업무배제 기간에 21건의 전자문서를 결재한 사실도 드러나, 관계자 징계 조치 통보 및 협회의 상벌위원회를 통한 조치계획을 마련토록 했다.
재정 운영에서도 부적정 사례가 발견됐다. 농아인협회는 내부 규정상 월 150만원인 임원(상임이사) 직책보조비를 정당한 근거도 없이 2023년 4월부터 1년간 월 300만원으로 임의 인상해 지급했다. 심지어 지급 대상도 아닌 중앙수어통역센터장에게도 2024년 4월부터 1년 넘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과지급된 직책보조비 총 4300만원에 대해선 환수조치가 내려졌다.
또 장애인고용장려금을 지역협회에 배분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일부 지역협회 금액의 일부를 소송비용 명목으로 공제하거나 지급을 보류한 사실도 확인돼 기관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수어통역센터 운영 구조 개선… 지자체 감독 강화
복지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계기로 수어통역센터 운영 구조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농아인협회의 독점적 운영에 따라 각 센터장 채용의 공정성과 회계처리의 적정성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장애인복지시설 사업안내를 개정해 수어통역센터 설치·운영 주체를 지자체와 사회복지법인 등으로 확대하고, 지자체의 관리·감독 권한 강화 및 센터장의 자격·경력 기준을 신설하는 것 등을 포함했다.
개선 의지 없으면 설립허가 취소도 검토
복지부는 농아인협회가 처분요구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거나 개선요구에 불응하면 국고보조사업 예산 지급 보류뿐만 아니라, 정부 보조사업 제한 등의 추가 조치 가능성을 밝혔다. 또한 개선의지가 없을 경우 중앙수어통역센터 업무위탁계약 조기 종료는 물론 한국농아인협회 설립허가 취소 가능성 등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수어통역센터를 통한 수익금을 수어통역센터의 목적사업(수어통역서비스 제공, 수어교육 및 연구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협회 예산으로 임의로 전출하지 못하도록 하여 회계의 투명성 강화와 회원명부 및 후원금 점검,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지도·감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농아인협회가 공익신고자에게 제보를 이유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 차별 등 부당한 조치를 취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해당 행위의 원상회복 및 관련자 징계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 공익신고자를 철저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장애인단체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직원의 이해충돌, 공정한 선거관리, 성희롱·성폭행 대응 등의 문제에 대해 장애계, 관계부처, 외부 전문가 등과 단체운영 지침마련 TF를 구성하여, 올해 상반기까지 장애인단체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할 수 있도록 운영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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