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포용 빠진 ODA 계획… “한국, 국제인권 기준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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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포용을 위한 국제 협력 /이미지=챗GPT
▲장애 포용을 위한 국제 협력 /이미지=챗GPT
  • “장애영향평가·장애마커 등 CRPD 정신 빠진 선언 수준”
  • “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 연차별 이행에 장애관점 반영” 촉구
  • “장애마커 등 제도화, 현 정부 내 반드시 추진해야”

[더인디고] 정부가 지난 2월 26일 글로벌 복합위기 대응과 포용적 가치 실현을 골자로 한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한 가운데, 장애인 단체들이 실질적인 장애포용성 확보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포럼 등 장애인단체와 기업, 공공기관 등 1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연대 SDGs10(장애)분과위원회(이하 위원회)는 4월 1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계획은 ‘포용’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정책 설계와 이행 체계에서는 장애포용이 구조적으로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CRPD 핵심 원칙 빠진 채 선언에 머문 포용”

위원회는 무엇보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이 강조하는 핵심 이행 수단이 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특히 ▲정책 및 사업 전반에 대한 장애영향평가 체계 부재 ▲개발협력 사업의 장애포용 여부를 측정하는 장애마커(Disability Marker) 미도입 ▲장애인 당사자 참여 구조 미흡 등은 국제 기준과의 괴리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장애인을 여전히 ‘취약계층’의 하나로 인식하는 정책 접근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장애인 인권은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개발협력 분야에서도 접근성과 참여, 권리 보장 등을 통해 구현되어야 할 핵심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관점이 반영되지 않은 채 주변 요소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인천전략, 암만–베를린 선언의 책임성 부재”

지난해 4월 3일, 국제사회가 ‘암만–베를린 선언’을 통해 제시한 장애포용개발협력의 목표도 이번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암만-베를린 선언은 “2028년까지 세계 국제개발협력 프로그램의 15%는 세계 인구의 15%인 장애인을 위한 장애포용적 사업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핵심 내용 중 하나다. 당시 한국을 포함한 68개국 정부 등 92개 정부·국제기구 등이 이 선언에 서명했다.

위원회는 또한 “한국은 ‘인천전략(2013-2022)’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장애포용 정책을 선도해온 국가”라며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합의한 구체적 목표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글로벌 책임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장애포용개발협력은 선언이 아니라 측정과 평가가 가능한 정책 도구로 구현돼야 한다”며 “현재 계획은 이를 담보할 핵심 장치가 빠진 상태”라고 비판했다.

“포용은 선언이 아니라 제도와 예산으로 증명돼야”

위원회는 이미 4차 기본계획이 수립된 만큼 ▲연차별 시행계획에 장애포용 관점을 구체화하고, ▲정책의 수립부터 집행,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참여·권리 보장을 기준 마련 및 이를 점검할 수 있는 ▲영향평가 체계를 포함한 제도적 장치를 단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 당사자와 시민사회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 ▲성별과 연령, 장애 여부 등을 포함한 분리통계를 기반으로 한 성과관리 체계를 구축 및 이를 담보할 수 있는 ▲ ‘국제개발협력기본법’ 개정과 함께 장애포괄 개발협력 확대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포용적 개발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개발협력은 정책 방향과 제도 설계, 사업 실행 속에서 구체적으로 구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이 인권과 포용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글로벌 협력 모델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정책 이행을 촉구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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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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