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 시설장 측 ‘진술신빙성, 공소사실 특정’ 문제 제기
- 장애계 “구조적 폭력·사법 한계 드러난 사건” 엄벌 촉구
[더인디고] 인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 사건이 제기된 지 1년여 만에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장애인단체가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강하게 촉구하며 사법부의 책임 있는 판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색동원 공대위)’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범죄가 아니라 시설 구조 속에서 반복되어 온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색동원 사건 공판준비기일… 공소사실 특정 등 진술신빙성 놓고 공방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색동원 전 시설장 김모(피고인) 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이날 김씨 측은 피해자인 발달장애인의 일부 진술에 대해 ‘일관성 부족’과 ‘사건 이후 형성된 진술일 가능성’을 주장했다. 또한 방어권을 내세우며 ‘공소사실 특정’ 등을 이유로 재판부의 신중한 판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공소사실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특정했으며, 관련 판례도 참고했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사실 특정은 검찰이 범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 재판의 대상이 되는 사실을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계 역시 그동안 김씨 측과 유사한 주장에 대해 피해자의 특성상 피해 시기나 구체적 상황을 상세히 기억하고 진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기존의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피해 자체가 배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해왔다.
■ 폐쇄적 구조에서 벌어진 인권참사… 사법부, 정의로은 판결 내려야
재판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수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울지부 공동대표는 “시설이라는 폐쇄적 구조 속에서 발생한 인권 참사”라고 규정한 뒤 “정의로운 판결만이 또 다른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면서 “장애인의 목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외면되어선 안 된다”고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법률적 쟁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이경하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의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강조하며 “피해자들이 중증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소외되거나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며 “증거조사와 심리 전반에서 장애 특성을 고려한 사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미진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는 그동안 정부나 경찰의 느린 대응 과정을 꼬집으며 “피해 당사자들과 의사소통 대안을 내놓지도 않은 채 ‘진술을 받기 어려웠다’고 혹은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를 향해 “진술신빙성 판단 기준의 대전환과 함께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 색동원 성폭력 사건 의혹제기 1년
한편, 색동원 성폭력 사건은 2025년 3월 인천 강화군 소재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시설장에 의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같은 해 9월 24일 서울경찰청이 시설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여성 장애인 13명이 긴급 분리 조치됐다.
이를 계기로 10월 13일 전국 70여 개 단체가 참여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되며 사건 대응이 조직화됐고, 인천시와 강화군, 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책임 규명과 피해자 보호를 요구하는 활동이 이어졌다.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진행된 심층조사에서는 시설 내 성폭력과 통제, 인권침해 정황이 구조적으로 확인됐고, 다수 장애인이 피해를 호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고, 피해자 인정 역시 일부에 한정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사건이 ‘인천판 도가니’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2026년 1월 30일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합동대응 TF가 구성돼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호 대책 마련이 시작됐다.
이후 2월 19일 시설장이 구속됐고, 2월 27일 검찰에 송치된 뒤 3월 20일 구속 기소되며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시기 강화군은 해당 시설에 대한 폐쇄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그리고 사건 제기 약 1년 만인 2026년 4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공판기일이 열렸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첫 공판을 열고, 7월 중 변론을 마무리한 후 8월 말에서 9월 초 선고한다는 계획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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