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법원 “웹접근성 차별 인정, 배상은 부정” 논란
- 장애계 “기본권 외면”… 재판소원으로 권리구제 재도전
[더인디고] 대법원이 온라인 쇼핑몰의 시각장애인 정보접근권 침해는 인정하면서도 손해배상 책임은 부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장애인단체들이 강한 유감을 표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사법부가 차별을 확인하고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정보접근권과 평등권,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는 판단에서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장애인법연구회 등 공익변호사단체는 13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10일 시각장애인 웹접근성 공익소송 대법원 확정판결에 대해 재판소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차별 맞지만 배상은 없다”… 엇갈린 판결 구조 ‘쟁점’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차별 인정’과 ‘책임 부정’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법률신문 등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3월 12일, 시각장애인 963명이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온라인 쇼핑몰이 상품 이미지 등에 대해 시각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특히, ▲상품 이미지 접근이 차단될 경우 정보 이용에서 불리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점,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유통 구조상 접근성 보장 책임을 부담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로 평가된다. 또한 ‘대체 텍스트 제공이 현저히 곤란하다’는 사업자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웹접근성 확보 의무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진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동시에 대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근거로 ▲웹접근성 기준이 사기업에 대한 명확한 법적 의무로 규정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 사업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결국 “차별은 존재하지만 배상 책임은 없다”는 구조가 확정되면서 앞으로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권리구제 없는 차별 인정”… 헌법소원 제기 배경
시각장애인을 대리한 김재환 변호사는 “대법원이 대체텍스트 제공 의무를 처음으로 명확히 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장기간 재판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권리구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단체들 역시 “차별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권리구제 체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최근 헌법재판소법 개정(3.12)으로 확정판결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재판소원’이 가능해진 만큼, 사법부 판단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겠다”며 헌법소원 배경을 밝혔다.
9년 이어진 소송… 헌재, 권리구제 기준 재정립할까!
한편, 이번 사건은 2017년 시각장애인 원고들이 지마켓, SSG닷컴, 롯데쇼핑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원고들은 화면낭독기로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사실상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며, 위자료(1인당 200만원)와 차별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1심은 간접차별을 인정하고 대체텍스트 제공과 함께 일부 배상(1인당 10만원)을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배상 책임을 취소했다. 대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항소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로써 그동안 “차별은 인정, 손해배상은 부정”이라는 사법부의 판단이 재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헌법재판소가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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