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승 소요 시간 40% 줄이고 경로 이탈도 뚝
- 디자인 우수성 국제 학술대회서도 인정받아
[더인디고 기자] 지하철 환승역에서 경로를 찾기 어려워 헤매던 휠체어 이용자들의 불편이 ‘청록색 띠’ 안내표지 하나로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사단법인 무의(이하 무의)는 교통약자의 지하철 이동 편의 개선을 위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모두의 지하철’의 시청역 실증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아울러 픽토그램 체계, 표지판 규격 등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배포했다.
‘모두의 지하철’은 현대로템이 사업비를 지원하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등이 참여한 대규모 민관협력 프로젝트다. 무의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이연준 교수팀과 함께 교통약자 30명을 대상으로 10개 환승역에서 동행 관찰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디자인을 도출해, 지난 1월 시청역과 서울역 등 주요 10개 역에 안내표지 설치를 마쳤다.
시청역(1·2호선)에 시범 설치된 안내표지는 뚜렷한 편의성 개선 효과를 보였다. 1호선에서 2호선으로 환승할 때 평균 16분 3초가 걸리던 소요 시간이 표지 부착 후 9분 37초로 약 6분 25초(40%) 단축됐다. 환승 경로를 이탈해 헤매는 횟수 역시 기존 5.7회에서 0.9회로 크게 줄었다.
물리적 환경 개선은 교통약자들의 심리적 장벽까지 낮췄다. 실증에 참여한 휠체어 이용자 전원이 “지하철 이용 부담이 줄고 혼자 이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응답했다. 또한 이용자 중 80%는 “모임에 기꺼이 참여하고 싶어졌다”고 답해 실질적인 사회 참여 확대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안내표지 디자인은 교통약자의 실제 동선에 맞춰 설계됐다. 휠체어 이용자가 멀리서도 엘리베이터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픽토그램을 대폭 키웠다. 동시에 비장애인과 동선이 엇갈리지 않도록 바닥에 ‘청록색 띠’를 도입해 직관적으로 경로를 따라갈 수 있게 했다.
민관협력의 결실인 이번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연준 교수팀이 연구한 디자인 논문은 올여름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국제디자인학술대회(DRS 2026)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무의는 올해 이 디자인을 서울시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등재하고, 2027년까지 타 지하철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10년간 시민들이 꾸준히 요구해 온 교통약자 환승 안내표지를 기업의 사회공헌과 공공기관의 협력을 통해 실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10년 전부터 휠체어 안내 표지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딸이 용기 내 외출할 수 있을 거라 짐작했는데, 실제 공공디자인이 외출 자신감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와 감격적”이라며 “서울시 등이 참여한 보기 드문 시민 제안형 민관협력 모델인 만큼, 다른 철도 사업자로도 널리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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