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필의 모두까기] 최저임금 적용제외 폐지, 이익의 당사자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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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넘어, 사회적 통합이라는 퍼즐로/ 이미지=챗지피티
▲숫자를 넘어, 사회적 통합이라는 퍼즐로/ 이미지=챗지피티

[더인디고 = 무필 집필위원]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제도의 폐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도달해야 할 최소한의 인권 기준에 가깝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UN CRPD)가 반복적으로 이 조항의 삭제를 권고해 온 이유도 분명하다. 장애를 이유로 노동의 가치를 달리 평가하는 제도는 인권의 관점에서 정당화되기 어렵다.

최근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이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는 시도다. 장애인 노동자의 임금을 보장하면서 사업주의 부담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도 작지 않다. 다만 권리의 회복이 제도화되는 지금, 함께 점검해야 할 질문도 분명해지고 있다.

국가 지원, 그리고 책임의 경계

현재 논의에서 국가 재정 지원은 사실상 전제 조건처럼 다뤄지고 있다. 제도 전환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지원은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설계 방식에 따라 제도의 방향은 달라진다.

특히 과거 최저임금 적용에 소극적이던 일부 운영 주체들이 최근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변화를 단순한 인식 전환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제도 변화가 가져올 재정 구조의 변화를 염두에 둔 것인지 점검이 필요하다. 국가 지원이 제도의 안착을 넘어, 시설이 감당해야 할 운영 책임까지 대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면 이는 권리 보장과는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의 확대’인가, ‘구조의 유지’인가

직업재활시설의 역할 역시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최저임금 적용이 장애인의 노동을 보다 넓은 노동시장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보호된 체계 안에서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인지는 정책 설계에 달려 있다.

임금 보조가 노동을 시장과 연결하기보다 시설 내부에 머무르게 하는 유인으로 작동한다면, 이는 통합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분리일 수 있다. 유엔 권고의 취지가 ‘보호’를 넘어 ‘통합’에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숫자가 지워버린 ‘노동의 얼굴’

더 우려되는 지점은 논의가 ‘임금’이라는 숫자에 집중되면서, 노동의 질과 장애 특성에 맞는 고용 지원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정량화된 생산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개별적 특성과 환경 의존성이 크다.

최저임금 미달분을 국가가 보전하는 방식은 통계상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는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체로 직무 재설계, 인적 지원, 유연한 근로 환경 구축을 대체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과제를 뒤로 미루는 유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임금을 맞췄다’는 숫자가 ‘노동이 개선됐다’는 현실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명분 이후, 이익의 귀속을 묻는다

최저임금 적용제외 폐지는 분명히 필요한 변화다. 그러나 그 변화가 어떤 구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제는 제도의 필요성을 넘어, 그 작동 방식을 질문해야 할 시점이다.

재원이 실제로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정책의 의미는 달라진다. 그것이 장애인의 소득과 삶의 질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기존 구조를 유지하는 데 머무는지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최저임금이라는 명분 뒤에, 발달장애인의 구체적인 노동 현실이 지워지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이 변화 속에서, 과연 누가 이익의 당사자가 되고 있는가.

이제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주체는 분명하다. 정부와 국회다.

[더인디고 THE INDIGO]

mercy_jc@hanmail.net'
공자의 자절사 중 무필은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는 태도라고 했습니다. 필명 무필은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드러난 문제를 그대로 비판하겠다는 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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