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민주당, 장애인 후보 가시화했지만 일부 지역 무공천
- 국민의힘, 장애인 후보 73명 발표…명단·순번 검증 필요
- 군소정당·무소속, 탈시설·이동권 의제를 선거정치로 확장
- 장애인 비례대표, 상징이 아니라 당선 가능권 배치가 핵심
[더인디고=이용석 편집장]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장애인 후보 공천 현황이 드러나면서, 장애인 정치참여가 다시 지방정치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장애인 후보 공천 현황 윤곽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광역의원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장애인 후보 현황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후보는 서울 김영웅 후보, 인천 이소중 후보, 경기 김현덕 후보, 강원 박영금 후보, 세종 김명숙 후보, 전북 윤해아 후보, 전남·광주 이순화·문예준 후보, 울산 성현정 후보, 경북 김두래 후보 등이 장애인 또는 장애인 가족 후보로 결정됐다. 이외에 충남 정병기 후보와 충북 안지영 후보는 지역경선 후보로, 영주시장 우창윤 후보도 확인됐다. 진형식 후보는 서울 광역의원 비례대표 순번 6번에 배치되었으나 성비위로 낙마했다.
국민의힘은 장애인 후보 공천 규모가 수치로만 제시했다. 5월 17일 뉴시스 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자로 총 2,731명을 확정했고, 이 가운데 장애인 후보가 73명이라고 밝혔다. 또 제7회 지방선거 33명, 제8회 지방선거 42명보다 장애인 후보 공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73명’이라는 숫자만으로 실질적인 대표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이 어느 지역, 어느 선거, 어느 순번에 배치됐는지 일괄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탓이며 특히 비례대표 후보라 하더라도 당선 가능권 밖에 배치됐다면 정치참여 확대라는 평가는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 후보 공천은 수치 발표가 아니라 명단 공개, 순번 공개, 지역별 배치, 당선 가능성 검증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거다.
기타 군소정당과 무소속 영역에서는 장애인 후보 현황이 더 제한적이다. 다만 무소속 조상지 서울시의원 종로구 제2선거구 후보의 출마는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조 후보는 중증 뇌병변 장애 여성으로, 탈시설을 핵심 의제로 내세우며 지역구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시사IN은 조 후보의 출마를 ‘탈시설’을 이유로 한 지방선거 도전으로 조명했다.
비제도권 정치운동체인 탈시설장애인당當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장애인권리 의제 후보단을 공개했다. 탈시설장애인당當 서울시당은 이동권, 노동권, 활동지원, 탈시설을 4대 핵심 의제로 삼고 허종 이동권 후보, 박지호 노동권 후보, 조선동 활동지원 후보, 박초현 탈시설 후보를 공식 추대했다.
■ 장애인 후보들…참여 명분보다 실질 참여해야
이번 6.3 지방선거의 각 정당별 장애인 후보들의 분포를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드러난다. 첫째, 민주당은 광역비례를 중심으로 장애인 후보를 가시화했지만, 지역별 무공천과 당선 가능권 배치 여부가 쟁점으로 남는다. 둘째, 국민의힘은 장애인 후보 73명이라는 양적 확대를 발표했지만, 전체 명단과 순번, 지역별 배치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셋째, 그럼에도 군소정당과 무소속 영역은 후보 수는 적지만, 탈시설·이동권·노동권·활동지원 등 장애인권리 의제를 선거판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의회는 장애인의 일상을 직접 바꾸는 제도 공간이다. 이동지원, 활동지원, 주거, 노동, 탈시설, 평생교육, 재난안전, 문화예술 접근성은 모두 지역 예산과 조례, 행정감시를 통해 구체화된다. 장애인 후보가 의회에 진입한다는 것은 장애인의 삶을 ‘민원’이 아니라 ‘정책 의제’로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겠다.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 후보가 선거 때마다 제한적으로 호명되고, 비례대표 말석이나 당선 가능성이 낮은 순번에 배치된다면 이는 실질 대표성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장애인 후보가 공천되더라도 선거운동 과정의 접근성, 정보 접근성, 토론회 참여, 선거공보물 접근성, 온라인 경선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정치참여는 형식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 장애인 비례대표, 당선 가능성은 모호…정치참여 쉽지 않아
결국 이번 6.3 지방선거를 통한 장애인 정치참여의 평가는 후보 수가 아니라 배치의 질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후보가 당선 가능한 순번에 있는가. 지역별로 균형 있게 배치됐는가. 정당은 장애인 후보의 선거운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는가. 후보의 공약은 장애인권리협약, 탈시설, 이동권, 노동권, 지역사회 자립생활의 기준에 부합하는가. 당선 이후 의회 안에서 조례와 예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가. 등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장애인 후보 공천은 선거용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장애인 후보의 존재를 넘어, 장애인 대표성이 실제 권한으로 작동하는가 하는 여부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와 정당이 함께 확인해야 할 기준은 명확해 보인다. 장애인을 배려의 대상으로 둘 것인지, 아니면 지역정치의 동등한 대표자로 인정할 것인가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정치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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