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 급여 깎인다”… 국회, 장애인 소득보장 개편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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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5월 19일 발간한 ‘나보포커스 제158호’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과 한국의 장애인 소득보장제도 비교를 통해, 단순 생계 지원을 넘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미지=챗지피티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5월 19일 발간한 ‘나보포커스 제158호’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과 한국의 장애인 소득보장제도 비교를 통해, 단순 생계 지원을 넘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미지=챗지피티
  • 소득보장 확대에도 장애인 빈곤율 정체
  • 컷오프·급여감액 구조가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 제한
  • 국회예산정책처, 미국 PASS·영국 PIP·프랑스 AAH 사례 주목
  • 근로 유인 강화·기능보상 분리·자산형성 지원 필요

[더인디고] 장애인 소득보장제도가 장애인의 실질적 자립과 노동시장 참여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어,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국회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현행 제도는 ▲현금 급여 중심 구조인 데다, ▲컷오프(Cut-off) 방식과 ▲근로소득이 늘어나면 급여가 감액되는 구조로 인해, 오히려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예산처)는 지난 19일, 한국·미국·영국·프랑스의 장애인 소득보장 체계를 비교 분석한 「나보포커스 제158호 ‘주요국 장애인 소득보장제도 비교 및 시사점’」을 발간했다. 예산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단순 생계 지원을 넘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원 늘었지만상대적 빈곤율은 35%제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소득보장 사업 규모는 2025년 기준 1조 2233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4.1% 증가했다.

그러나 장애인 상대적 빈곤율은 최근 5년간 35% 안팎에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년 35.7%였던 빈곤율은 ‘24년에도 35.4%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장애인실태조사(2023년)에서도 장애인 당사자의 최우선 요구는 ‘소득보장(43.9%)’으로 나타났다.

현행 장애인 소득보장 체계는 중증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연금, 경증장애인을 위한 장애수당, 저소득층 대상 생계급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애인연금은 올해 기준 최대 월 43만9700원(기초급여+부가급여), 장애수당은 월 6만원 수준이다. 장애인연금 수급자는 약 33만5000명, 장애수당 수급자는 41만3000명 규모다. 생계급여는 올해 기준 1인 가구 월 82만원 수준이며, 장애인이 포함된 수급 가구는 지난해 기준 47만 가구다.

▲우리나라 장애인 소득보장제도 비교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우리나라 장애인 소득보장제도 비교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수급 규모는 2025년 12월 기준이며, 생계급여 수급 규모는 장애인 가구만을 집계한 것임. 또한 우리나라는 제도간 중복 수급이 가능하며, 장애인연금 및 장애수당 급여는 생계급여 소득인정액 신청에서 제외됨

일할수록 불리한 구조근로 유인 약화 우려

하지만 보고서는 우리나라 장애인 소득보장제도는 ‘컷오프 구조’와 ‘근로소득 증가에 따른 급여 감액’으로 인해 수급자의 노동시장 참여 유인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연금과 장애수당은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을 보전하는 기능보상 성격임에도, 소득 기준을 초과하면 급여가 전액 미지급되는 구조다. 장애인연금 기초급여 역시 선정기준액 인근 구간에서 소득 증가분만큼 급여가 줄어드는 방식이어서 추가 근로의 실익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애인연금 기초급여는 수급자와 비수급자 간의 역전을 방지 차원이긴 하지만, 선정기준액에 근접한 구간에서 소득 증가분만큼 급여가 줄어드는 구조여서 추가 근로의 실익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계급여 또한 근로소득 일부를 공제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근로소득 증가분 상당 부분이 급여 삭감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이 문제로 제시됐다. 실제 2025년 기준 장애인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분 대비 생계급여 감소 비율은 5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영국·프랑스는 어떻게 달랐나

이에 국회예산정책처는 주요국 사례를 대안 모델로 제시했다.

미국은 장애인 공공부조 제도인 △보충적 보장소득(Supplemental Security Income, SSI)를 운영하면서, 수급자가 취업이나 자립을 위해 사용하는 자산을 소득·재산 산정에서 제외하는 △자기부양계획(Plan to Achieve Self-Support, PASS) 제도를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 급여 중단 우려 없이 장기적 자립 계획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참고로 2026년 기준 연방정부 기준액은 단독가구 월 994달러, 부부가구 월 1491달러 수준이다.

영국은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을 지원하는 △개인자립수당(Personal Independence Payment, PIP)과 저소득층 대상 △보편신용급여(Universal Credit, UC)를 분리 운영한다. 특히 PIP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지급돼, 장애로 인한 기능보상 급여가 노동시장 참여 여부에 따라 중단되지 않는 구조다.

프랑스는 장애인 성인수당(Allocation aux Adultes Handicapés, AAH) 제도를 통해 취업 초기 6개월 동안 근로소득을 100% 공제하고, 이후에도 저소득 구간에 높은 공제율을 적용해 노동시장 진입 부담을 낮추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 장애인 소득보장제도 비교 /자료=국회예산정책처
▲미국·영국·프랑스 장애인 소득보장제도 비교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월 최대지급액은 단독가구 기준이며, 원화는 2025년 평균환율 환산임, 수급인원 및 집행액은 미국, 영국은 2024년, 프랑스는 2023년 기준임

단순 생계보호 넘어 노동시장 참여 등 자립 지원으로 전환해야

보고서는 이러한 해외 사례를 토대로 미국의 PASS와 유사한 ▲자산 형성 지원 특례 도입 필요성을 제시했다. 재산 산정 기준을 보완해 단순 근로소득 공제를 넘어 수급자의 실질적인 경제적 자립을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영국 사례처럼 ▲기능보상 급여와 소득보장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특히,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을 보전하는 기능보상 급여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지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프랑스의 사례처럼 급여 감액에 부담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취업 초기 소득 공제 확대 및 ▲재정사업과 연계한 양질의 일자리 확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국회 차원에서 장애인 소득보장정책이 단순 생계보호를 넘어 ‘자립 지원형 복지’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향후 장애인연금·생계급여 개편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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