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P19]④ 아태 장애계, ‘탈시설 권리 보장’ 공동 대응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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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CRPD 20주년을 맞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탈시설화 맥락화' 사이드이벤트 장면 / 사진제공=한국장애포럼
▲유엔 CRPD 20주년을 맞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탈시설화 맥락화' 사이드이벤트 장면 / 사진제공=한국장애포럼
  • 유엔 CRPD 20주년 맞아 아태탈시설연대(AP-DI) 출범
  • 시설 아닌 지역사회에 투자해야한 목소리
  • 아태지역 탈시설 권리 보장·책무성 강화 요구

[더인디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채택 20주년을 맞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장애계가 ‘탈시설’을 지역 차원의 핵심 인권 의제로 제시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난 6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장애포럼(KDF) 주관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탈시설화 맥락화: 성찰적 평가부터 권리 중심 접근법 및 지역적 책무까지’를 주제로 한 사이드이벤트(부대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태평양 탈시설연대(AP-DI), 국제탈시설연대(GC-DI), 한국장애포럼(KDF), 발러더티재단(Validity Foundation), 아세안장애포럼(ADF), TCI-글로벌, 카트만두자립생활센터(CIL-Kathmandu) 등이 공동 참여했으며, 한국장애인재단 후원으로 진행됐다.

시설은 규모 아닌 통제의 문제국가별 탈시설 로드맵 마련 촉구

이날 토론자들은 탈시설을 단순히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거처를 옮기는 정책이 아니라 장애인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인권적 전환으로 규정했다.

사왈락 통콰이(Saowalak Thongkuay) 전 유엔장애인권리위원은 기조발표에서 “시설은 규모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고립시키고 통제하며 자율성을 제한하는 구조로 판단할 문제”라고 전제한 뒤,“소규모 그룹홈 역시 선택권과 자기결정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시설이 될 수 있다”며 “탈시설은 보호와 통제 중심 체계에서 자율성과 지원 중심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알락 위원은 이어 “아태지역은 정신병원, 거주시설, 고아원 등 다양한 형태의 수용체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며 “장애에 대한 의료적 접근, 성년후견제도, 사회적 낙인, 지역사회 지원 부족, 제한적인 법적 능력 인정 등이 탈시설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탈시설화는 복지서비스 개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 자유를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며 “각국 정부는 국가 탈시설 로드맵과 장애통계 구축, 예산 배정, 이행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설 투자는 이제 그만지역사회 지원체계 구축에 나서야

와카르 푸리 TCI-글로벌 운영·프로그램 디렉터는 심리사회적 장애인의 관점에서 탈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CRPD 채택 20년이 지났지만, 심리사회적 장애인은 여전히 정신보건법과 후견제도 등 법적 무능력 체계 안에 갇혀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보다 시설수용과 치료 중심의 접근이 우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5호는 모든 자원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로 흘러가야 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며 “새로운 시설 건립이나 기존 시설 개보수보다 지역사회 지원체계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CRPD 20주년을 맞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탈시설화 맥락화' 사이드이벤트 장면 / 사진제공=한국장애포럼
▲유엔 CRPD 20주년을 맞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탈시설화 맥락화’ 사이드이벤트 장면. 사진 왼쪽부터 최한별 국장, 스티븐 알렌 발러더티 재단 총괄이사, 이규식 활동가, KDF 활동가, 서미화의원 / 사진제공=한국장애포럼
  / 사진제공=한국장애포럼

한국 시설생존자 증언과 입법 상황도 국제사회 공유

이날 행사에서는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시설수용 실태와 탈시설 정책 경험이 공유됐다. 특히 한국의 시설생존자인 이규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자신의 시설생활 경험과 지역사회 자립 과정을 증언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활동가는 “정부가 탈시설 비용을 문제 삼고 있지만 초기 투자 이후 제도적으로 정착된다면 오히려 사회적 비용은 줄어들 수 있다”며 “최근 제정된 장애인권리보장법에 탈시설과 자립생활 권리가 명시된 만큼 정책과 예산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의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과정과 탈시설 정책 논의를 소개하며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와 공유했다.

네팔 카트만두자립생활센터(CIL-Kathmandu)의 가네쉬 K.C. 사무총장은 국제 장애인권운동과 CRPD의 영향을 바탕으로 지난 2006년부터 자립생활 운동을 확산해 온 경험을 소개하며 “중증장애인 역시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누구나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네팔은 여전히 탈시설 국가전략과 개인지원서비스 체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역사회 기반 지원체계 확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AP-DI 출범아태지역 탈시설 권리 보장 공동행동 본격화

이번 행사는 CRPD 채택 20주년을 맞아 단순한 이행 점검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차원의 실질적 이행 전략과 공동 대응 체계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국가별 상황은 다르지만 장애인을 보호와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공통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AP-DI는 장애인 당사자와 시설생존자가 주도하는 지역 차원의 연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설 수용은 정당화될 수 없는 관행”이라며 “국가 간 동료학습과 모니터링, 정책 대화를 통해 CRPD 제19조 이행을 촉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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