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은 안전이 아니다”… 시각장애인 수영장 이용 거부, 법정으로

130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은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시각장애인 이용을 거부한 수영장 측을 상대로 한 차별구제청구소송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유튜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은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시각장애인 이용을 거부한 수영장 측을 상대로 한 차별구제청구소송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유튜브
  • 첫 강습 문제없이 마쳤는데 앞으로 이용 불가통보
  • 안전 이유로 환불·이용 제한은 편견에서 비롯
  • 장애계, 민간 체육시설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적용권리 보장해야

[더인디고]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민간 수영장 이용을 거부당한 당사자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장애계는 이번 사건이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의 체육시설 접근권을 제한해 온 구조적 차별이라며, 법원을 통해 장애인의 동등한 이용권을 명확히 확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1577-1330 장애인차별상담전화 평지, 소송대리인단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을 이유로 한 일률적인 이용 제한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차별행위”라며 민간 수영장을 상대로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혼자 이용 가능확인했지만 강습 직후 이용 거부

피해 당사자인 중증 시각장애인 A씨는 수영강습 등록 과정에서 자신의 장애 사실을 미리 알리고 수강료를 결제한 뒤 첫 수업에 참여했다.
탈의실 이용 과정에서 점자 표시가 없는 사물함 위치를 직원에게 문의했으나, 한 직원은 “눈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수영을 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영장 관리자는 안전 문제를 우려했지만, A씨는 흰지팡이(케인)와 청각 정보를 활용해 시설 내 독립적인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직접 보여줬고, 수영장 측도 이를 확인한 뒤 이용을 허용했다.

실제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그룹 수영강습에서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수업 진행이나 다른 회원들의 이용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강습이 끝난 직후 수영장 측은 돌연 “시각장애인은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다른 회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향후 이용이 불가능하다며 등록 취소와 환불을 요구했다.

A씨는 안전 관련 확인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경우 다른 회원들에게 직접 설명해 동의를 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영장 측은 민간 수영장은 이용자를 가려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용을 제한했고, 결국 A씨는 등록한 강습을 이어가지 못한 채 수강료를 환불받았다.

안전이 배제의 근거 될 수 없어장애인차별금지법 적용 쟁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이 장애인의 실제 능력이나 개별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각장애인은 혼자 수영장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에 기반해 서비스를 거부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체육시설 운영자가 장애를 이유로 체육활동 참여를 제한하거나 배제해서는 안 되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소송대리인단과 장애계는 “민간 시설이라는 이유로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의무를 회피할 수는 없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장애인의 체육시설 접근권과 지역사회 참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안전을 명분으로 한 일률적 이용 거부가 차별이라는 점이 분명히 확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반복되는 차별을 끝내는 계기 되길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는 “시각장애인의 수영장 이용 거부는 이번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장애아동부터 성인까지 오랫동안 반복돼 온 문제”라며 “개별 사건마다 대응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법원이 장애인의 체육시설 이용권을 명확히 확인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으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명시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를 가려 받을 권리’라는 논리로 장애인의 건강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은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누구에게나 반복될 수 있는 장애인 차별의 문제”라며 “법원이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권과 생활체육시설 이용권을 분명히 확인해 장애 때문에 거부당하거나 비하받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는 80대 20이 서로 포용하며 보듬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인터넷 저널입니다. 20%의 사회적 소수자의 삶을 쪽빛 바닷속 살피듯 들여다보며 80%의 다수가 편견과 차별 없이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할 수  있게 편견의 잣대를 줄여나가겠습니다.

0 Comments
Langu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