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디고 = 무필 집필위원] 최근 근로지원인 제도 20주년을 맞아 국회에서 제도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지원 범위 확대와 처우 개선, 발달장애인 지원체계 등 다양한 과제가 논의됐다. 특히 근로지원인의 역할을 기존의 핵심 업무 지원에서 생활지원과 부수 업무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소개됐다.
지원의 범위는 계속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역할의 경계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국회는 그 공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공간 가운데 하나다.
국회는 일반 사업장이 아니다
국회에는 선출직 공직자인 국회의원이 있고, 의원실 보좌직원 조직이 존재한다. 장애인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국회사무처 소속 지원인력이 배치되기도 한다. 여기에 활동지원서비스와 근로지원인 제도까지 함께 활용될 수 있다.
장애인 국회의원은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극히 소수지만, 가장 복합적인 지원체계가 작동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복합적인 지원체계에 대한 역할 정립과 평가가 충분히 이루어지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회사무처 지원인력은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존재한다. 반면 근로지원인은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제약을 해소하여 당사자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취지는 다르지만 현실의 경계는 생각보다 모호하다.
자료를 읽어주는 일은 접근성 지원일 수 있다. 그러나 자료를 정리하고 요약하는 순간 의정활동 지원의 성격을 갖게 된다. 행사 준비나 외부 일정 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경계를 판단할 기준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평가 없는 지원은 권리인가
국회가 장애인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인력을 배치했다면 그 인력의 역할과 적정성에 대한 평가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의 지원이 부족하다면 국회가 책임지고 지원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반대로 의정활동 지원 영역을 근로지원인이 사실상 대신하고 있다면 그 또한 점검이 필요하다.
권리로서 제공되는 지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권리는 설명될 수 있어야 하고, 필요성은 검토될 수 있어야 하며, 운영방식은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평가와 검토가 없는 지원은 권리의 관점보다 시혜의 관점에 가까워질 위험이 있다. 장애인권 운동이 오랫동안 벗어나고자 했던 것 역시 바로 그 지점이었다.
근로지원인은 누가 보호하는가
국회는 근로지원인을 직접 관리하지 않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역시 국회의원실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대한 별도 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 국회는 근로지원인을 관리하지 않고, 고용공단은 국회의원실을 관리하지 않는다. 그 사이에 근로지원인이 놓여 있다.
근로지원인이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업무 범위는 적절한지, 노동권은 충분히 보호받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장애인 국회의원에 대한 지원을 줄이자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장애인 국회의원의 정치참여가 더욱 확대되기 위해서라도 지원체계는 더욱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권리는 점검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는 점검의 대상이어야 한다.
근로지원인 제도 20년. 사각지대는 없는가.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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