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시장 진정 ‘기각’ 이어 HIV 수술 거부는 ‘각하’
- “기존 결정례와도 달라“… 조사 과정·판단 기준 놓고 논란 확산
[더인디고]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린 두 건의 차별 진정 사건 결정에 대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의 수술 거부 사건은 ‘각하’됐다. 차별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조사 대상이 아니라며 사건을 종결한 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애인 비하·괴롭힘 발언에 대한 진정은 조사와 심의를 거쳤음에도 ‘기각‘됐다.
결정 절차는 서로 다르지만 두 사건 모두 “왜 이런 결론이 내려졌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권위 판단이 일부 과거 결정례와 달라 보인다는 점에서 조사 과정의 충실성과 심의 기준, 법리 적용의 일관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충분한 조사 없이 사건 종결?”… HIV 사건, 행정심판으로 이어지나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해 2월 대구의 한 접합전문병원에서 발생했다.
골절상을 입은 HIV 감염인 A씨는 담당 의사로부터 수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듣고 수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까지 마쳤다. 그러나 수술 당일 담당 의사는 “면역계통의 내과적 이유”를 들어 수술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동네 병원에서 깁스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에 ’HIV장애인정을위한전국연대(HIV연대)’는 그해 4월, 이 수술 거부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수술을 취소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고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진정을 각하했다.
이에 대해 HIV연대는 6월 30일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술 일정이 확정되고 필요한 검사까지 마친 환자가 수술 당일 거부당했음에도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담당 의사가 왜 수술 대신 동네 병원서 깁스 치료를 권유했는지, 제출된 의료자료는 충분히 검토됐는지” 등의 의문을 제기하며, “행정심판 청구를 비롯한 모든 법적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하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본안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와 HIV 감염인을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장애인으로 일전할 것과 진료거부를 차별 행위로 명확히 판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 사건은 향후 행정심판 과정에서 인권위의 조사 범위와 사실 확인 절차가 적절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HIV장애인정을위한전국연대는 HIV 감염인 수술거부 차별 진정을 각하한 인권위의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기존 결정례와 다른 판단… 오세훈 시장 사건도 논란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애인 비하·괴롭힘 발언에 대한 진정 기각 결정 역시 장애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지난해 11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오세훈 서울시장,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최중증장애인노동자 400명 해고 철회 및 원직복직 투쟁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공공일자리대책위)’는 오 시장이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와 탈시설 정책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기형적”, “비상식적”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모욕과 괴롭힘에 해당하며, 또한 법이 금지하는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라며 집단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 역시 인권침해나 차별에 해당하지 않다고 보고, 6월 24일 기각 결정을 냈다.
공공일자리대책위는 이에 대해 1일, 인권위가 과거 정치인의 ‘절름발이 총리’ 표현에 대해 장애인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라고 판단했던 결정례를 제시하며, “이번 사건에서 다른 결론을 내린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오 시장의 발언은 2023년 5월 이후 서울시와 정치권에서 반복돼 온 장애인 낙인화의 연장선”이라고 전제한 뒤, “발언의 지속성과 반복성을 고려할 때, 과거 결정례에 비춰 차별행위로 판단했어야 한다”며, “인권위의 사과와 함께 기각 결정의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공개하고, 차별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엇갈린 결정, 무엇이 쟁점인가… 결정 과정도 검증 대상
HIV 사건과 오세훈 시장 사건은 사실관계와 적용 법률, 절차가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두 사건을 계기로 제기되는 공통된 의문이 제기된다. 왜 이런 판단이 내려졌으며, 그 과정은 충분히 설명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HIV 사건에서는 조사 단계의 충실성 여부부터 쟁점이 제기된다. 피해자가 제출한 자료와 의료기록, 담당 의사의 설명, 병원의 수술 거부 경위 등이 어느 범위까지 조사됐는지에 따라 각하 결정의 타당성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 사건에서는 위원회의 심의 과정과 법리 적용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과거 인권위 결정례와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괴롭힘’ 규정을 어떻게 해석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서미화 의원의 대표발의로 지난해 9월 19일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금지법’ 개정안은 따돌림·방치·유기·희롱·학대 등을 ‘괴롭힘 등 차별행위’로 명확히 규정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법 시행 이전 발언이라 하더라도 개정 취지를 반영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장애계 관계자는 “조사관의 사실조사가 충실했는지, 차별 사건을 심의하는 위원들의 정치적 성향 혹은 장애인권에 대한 이해 수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기각 혹은 각하냐가 아니라 인권위가 어떤 사실관계와 결정례, 법리 등을 근거로 판단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은 개별 사건을 넘어 사회의 차별 판단 기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사와 심의 과정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인디고 THE INDIGO]
▶ 관련 기사



![[CRPD 20주년]⑥ 헌법의 정신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정신은 다르지 않다 ▲ 장애인 권리실현을 위해 헌법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에 기반한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표현한 이미지. 제작 Chatgpt](https://theindigo.co.kr/wp-content/uploads/2026/07/CRPD-20-218x150.jpg)


![[무필의 모두까기] 근로지원인 제도 20년, 사각지대는 없는가 ▲근로지원인 제도 20년. 사각지대는 없는가. /이미지=챗GPT](https://theindigo.co.kr/wp-content/uploads/2026/06/ChatGPT-0629-1-150x150.jpg)



![[안승준의 다름알기] 물속이 시원한 것은 물 밖에서 알 수 있다 ▲물속이 시원한 것은 물 밖에서 알 수 있다. / 이미지=챗GPT](https://theindigo.co.kr/wp-content/uploads/2026/07/ChatGPT-I-150x150.jpg)

국가인권위원회는 누구 편인가! 차라리 아무편도 들어주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