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D위원회 새 진용 완성… ‘다음 20년’ 장애인권 방향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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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임기 종료 포함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사진=국제장애인연합(IDA)
▲2026년 임기 종료 포함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사진=국제장애인연합(IDA)

  • 재선 1·신임 8명 선출18명 위원 남녀 동수
  • 중앙아시아·태평양·동유럽 대표성 확대장애 다양성은 과제
  • 정신건강·기후위기·디지털전환 등 전문성 확대 기대

[더인디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채택 20주년을 맞아 열린 제19차 당사국회의(COSP19)에서 향후 국제 장애인권 기준과 의제를 이끌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위원회)가 새롭게 확정됐다.

당사국들은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위원 9명을 대신할 2027~2030년 임기의 위원 9명을 선출했다. 현직 위원 가운데서는 요르단의 무한나드 알아제(Muhannad Alazzeh) 위원만 재선에 성공했고, 나머지 8명은 모두 새롭게 CRPD 위원회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위원회는 새롭게 선출된 9명과 2025~2028년 임기를 이어가는 9명을 포함한 총 18명의 독립 전문가 체제로 운영된다. 위원의 임기는 4년이며, 위원회의 연속성을 위해 2년마다 전체 18명 가운데 절반인 9명을 교체 선출한다.
위원회는 CRPD 이행을 감독하는 인권조약기구다. 위원들은 정부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의 독립 전문가로 활동하며 당사국의 국가보고서를 심의하고 최종견해를 채택한다. 또한 일반논평을 통해 협약 해석 기준을 제시하고, 선택의정서 가입국에 대해서는 개인진정 심리와 중대한 권리침해 조사도 수행한다.

한편, CRPD위원회는 2008년 5월 협약 발효 시 처음 12명으로 구성됐으며, 협약 비준국이 80개국을 넘어서면서 규정(협약 제34조)에 따라 현재의 18명 체제로 확대됐다. 한국은 김형식 전 위원(2011~2018)에 이어 김미연 위원(2019~2026)을 배출하며 약 15년간 위원회 활동에 참여해 왔다.

재선 1, 신임 8새롭게 합류한 위원들은 누구?

신임 위원 대부분은 장애인권 운동과 법률, 정책, 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당사자이자 전문가들이다.

구체적으로 ▲아르메니아의 무셰그 호브세피안(Mushegh Hovsepyan)은 청년·정신장애인 당사자단체를 이끌며 탈시설과 정치참여를 추진해 왔고, ▲베냉의 압델 라흐만 우오로우 바레(Abdel Rahman Ouorou Bare)는 장애인 스포츠와 문화권 등에서 활동해 왔으며, ▲중국의 창젠(Chang Jian)은 하이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로 인권법과 사법 접근성 전문가다.
이어 ▲에티오피아의 릭베 게브레하와리아 하고스(Rigbe Gebrehawaria Hagos)는 전 국가인권위 위원으로 여성·아동 장애인의 권리와 독립적 인권 모니터링에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의 리아자트 칼타예바(Lyazzat Kaltayeva)는 장애여성단체 ‘쉬락(Shyrak)’ 대표이자 전 상원의원으로 장애여성과 젠더 정책을 이끌어 왔다. 또한 ▲리투아니아의 도빌레 유오드카이테(Dovilė Juodkaitė)는 비장애인이지만 유럽장애포럼(EDF) 이사로 법적 능력과 자립생활 분야 전문가이며, ▲팔라우의 빌라니 레멩게사우(Villaney Remengesau)와 ▲사모아의 파아티노 우투마푸(Faatino Utumapu)는 국제장애인연합(IDA)과 태평양장애포럼(PDF)에서 활동하며 기후위기와 장애포용 거버넌스, 지역사회 기반 정책을 추진해 온 장애인권 운동가들이다.
재선에 성공한 ▲요르단의 무한나드 알아제 위원은 현 위원회 경험을 바탕으로 CRPD 이행과 국내법 정비, 정당한 편의 제공, 국가 모니터링 체계 구축 분야에서 연속성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18인 새 위원회당사자성·대표성·의제 모두 변화

신임 위원 9명만 보면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의 집합처럼 보인다. 그러나 계속 재임하는 위원들까지 포함한 18명 전체 구성을 분석하면 국제 장애인권의 새로운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국제장애인연합(IDA)은 이번 선거에 앞서 발표한 가이드에서 차기 CRPD위원회가 단순한 지역 안배를 넘어 성별 균형,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 장애 유형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여성 위원의 확대를 통해 위원회 전체가 성별 균형을 이루는 것과 함께 지적장애인, 정신사회적 장애인, 시청각장애인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 대표성이 위원회 구성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당사자성의 강화다.
전체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이 장애 당사자이며, 비장애 위원은 2명에 불과하다. 위원회의 중심축이 전문가 중심에서 ‘당사자 경험을 가진 전문가’ 중심으로 더욱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국제 장애계가 지속해서 강조해 온 ‘우리 없이 우리에 관한 것은 없다(Nothing About Us Without Us)’ 원칙이 위원회 구성에도 반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별 균형도 주목된다.
새 위원회는 여성 9명, 남성 9명으로 구성돼 CRPD위원회 출범 이후 가장 균형 잡힌 성별 구성을 이루게 됐다. 여성의 국제 의사결정 참여 확대와 장애여성의 권리 의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역 대표성도 한층 다양해졌다.
18명의 위원은 아시아·태평양 7명, 아프리카 4명, 유럽 4명, 중남미·카리브 3명 등으로 지역을 고르게 대표한다. 특히 카자흐스탄을 통한 중앙아시아, 팔라우와 사모아를 통한 태평양 도서국, 리투아니아를 통한 동유럽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적었던 지역의 경험이 위원회 논의에 반영될 기반이 마련됐다.

위원들의 전문 분야 역시 한층 확장됐다.
접근성·교육·고용 등 기존 논의에서 나아가 정신건강과 심리사회적 장애, 법적 능력과 의사결정 지원, 장애여성의 성·재생산 권리, 정치참여, 문화·스포츠권, 자립생활, 사법 접근, 기후위기와 재난 대응, 디지털 접근성 등 보다 세분화되고 교차적인 인권 의제가 전면에 등장했다. 이는 향후 CRPD위원회의 국가보고서 심의와 일반논평, 권고에서도 이러한 분야가 더욱 비중 있게 다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IDA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여성과 남성 위원이 각각 9명으로 성별 균형을 달성한 점은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 대표성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19차 당사국회의(2026년 6월 9일~11일)에서 선출된 UN 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포함 18인 명단 /자료=더인디고 편집
▲19차 당사국회의(2026년 6월 9일~11일)에서 선출된 UN 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포함 18인 명단 /자료=한국장애인재활협회 편집
* 9명이 신규(또는 재선) 선출되어 2027–2030년 임기를 시작하고, 나머지 9명은 2025년 COSP17에서 선출되어 2025–2028년 임기로 계속 재임 중이다. 출처=https://www.ohchr.org/en/treaty-bodies/crpd/membership 참고.

15년간 위원회 활동한 한국이제는 협약 이행이 중요

한편, CRPD위원회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한국은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가 출마하지 않아 올해 말 김미연 위원의 임기 종료와 함께 한국인 위원은 당분간 공백기를 맞게 된다.

문제는 위원 배출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약의 국내 이행이다.
선택의정서 비준 이후 개인진정 제도와 유엔 권고, 그리고 19차 당사국회의에 따른 결과 등을 어뗗게 법률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할 지다. 특히, 탈시설과 자립생활, 정치참여와 대표성, AI와 디지털전환 CRPD의 핵심 원칙을 정책과 예산, 행정 전반에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한국의 새로운 과제로 제시된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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