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예지 의원, 제주시청에 피해자 사후지원·관리감독 부실 지적
[더인디고] 제주도의 한 장애인성폭력피해보호시설에서 종사자에게 학대를 당한 입소자가 퇴소 후 갈 곳을 찾지 못해 정신의료기관에 장기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학대 혐의로 기소된 시설 종사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아무런 징계 조치 없이 근무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가 운영하는 장애인성폭력피해보호시설 종사자 A씨는 2024년 지적장애인 여성 입소자 B씨에게 특정 음식만 먹도록 강요하고, 상한 브로콜리 섭취를 거부한 B씨에게도 이를 먹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가 다른 입소자와 대화했다는 이유로 질책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앞서 2022년에도 또 다른 지적장애인 입소자와 당시 5세였던 그의 자녀를 불이 꺼진 욕실에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25년 3월 경찰에 고발됐으며, 검찰은 같은 해 8월 A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중감금 혐의로 기소했다. 사건은 올해 1월 법원에 넘겨졌지만, A씨는 현재까지 해당 시설에서 근무 중이다.
시설 관리·감독기관인 제주시청은 기소 약 8개월 뒤인 지난 4월 16일에야 시설 운영 법인에 A씨 징계를 논의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를 권고했다. 인사위원회는 지난 7월 3일 열렸으나, A씨에 대한 징계나 업무배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업무배제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충분한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욕실 감금 피해를 입은 입소자와 자녀는 2022년 7월 시설을 퇴소했고, B씨도 지난해 4월 시설을 떠났다.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따르면 B씨는 퇴소 후 생활할 곳을 찾지 못해 여러 시설을 옮겨 다니다가 올해 3월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했다. 지난 6월 퇴원한 뒤 기존 시설 복귀를 원했으나, 시설 측이 A씨와의 분리 조치를 하지 않아 현재 타 지역 임시거처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학대 피해자가 시설을 떠난 뒤 회복과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할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고, 피해자 사후관리 책임이 사실상 방기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시설을 소관하는 성평등가족부는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청 역시 해당 시설의 관리·감독 권한은 제주시에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시청은 피해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느냐는 김예지 의원실의 질의에 “퇴소 후에는 관리 대상이 아니어서 알 방법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올해 상반기 B씨의 정신의료기관 입·퇴원 과정에서 제주시청과 B씨의 소재에 관해 소통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바라보는 제주시청의 설명 방식에도 비판이 제기된다. 제주시청은 감금 혐의와 관련해 욕실 문 잠금장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고, 상한 음식 제공에 대해서는 식단 조절이 필요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하는 등 시설 측 입장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예지 의원은 “학대 피해자는 시설을 떠난 뒤에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기반이 부족해 정신의료기관 등을 전전하고 있는 반면, 가해자는 기소 이후에도 여전히 근무를 이어왔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시는 시설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감독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피해자가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회복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끝까지 책임지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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