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D 20주년]⑥ 헌법의 정신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정신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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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권리실현을 위해 헌법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에 기반한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표현한 이미지. 제작 Chatgpt
▲ 장애인 권리실현을 위해 헌법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에 기반한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표현한 이미지. 제작 Chatgpt
  • 제헌절 78주년과 UN장애인권리협약 20주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이 국내에서 비준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수 법률은 협약 기준과 충분히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2023년 12월 출범한 ‘CRPD 국내법 개정 연대’는 규범 반영 지표를 마련하고, 상충 법률의 제·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대는 39개 법률을 분석·검토해 16건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모자보건법, 상법, 최저임금법 등 주요 쟁점 법률을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장애인권리협약 채택 20주년을 맞아, 연대는 릴레이 기고를 통해 협약의 국내 적용 필요성과 향후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l 이찬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

▲이찬우 정책위원장
▲이찬우 정책위원장

[더인디고] 2026년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하 CRPD)이 채택된 지 2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다. 국내는 물론 유엔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되고 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대한민국의 국경일인 제헌절 제정 78주년을 맞이하여 헌법의 가치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가치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의 친숙한 조항으로 시작되는 헌법은 국가의 기본 조직, 국민의 기본권, 통치 구조를 규정한 국가의 최고법이고 모든 법령의 기준과 근거가 되며, 하위법은 헌법의 내용을 위반하거나 벗어날 수 없는 ‘최상위 법적 위치’를 차지한다.

대한민국 헌법 정신의 핵심은 ‘국민주권’과 ‘기본적 인권 보장’이다. 헌법 11조 1항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평등권을 통해 국가는 개인의 불가침한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의미이다.

CRPD의 핵심 정신은 장애인을 ‘자선’이나 ‘의료적 보호’의 대상에서’ ‘동등하고 주체적인 권리 보유자’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모든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평등하게 천부적 존엄성과 자기결정권을 누리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에서의 장애인의 차별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그리고 생애주기별도 존재하고 있다. 특히 이동권(대중교통), 고용 및 노동, 그리고 일상생활과 사회적 인식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헌법의 정신과 CRPD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6조 제1항의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에 따라 CRPD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국가 정책 수립과 법 집행에 있어 헌법에 따라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중요한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그러나 한국의 법체계는 여전히 장애인을 ‘보호’와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과거의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CRPD의 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CRPD의 목적은 장애인이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게 향유하도록 증진, 보호 및 보장하고, 장애인의 천부적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는 것이다.

CRPD는 주요 8대 원칙으로 존중과 자율, 차별 금지, 완전한 참여, 다양성 포용, 기회균등, 접근성 보장, 양성평등, 아동의 권리를 명시함으로서 우리 사회가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다행히 10년 이상 긴 세월 동안 대한민국 장애인과 그 가족의 염원을 담아 지난 5월 26일 CRPD의 정신이 반영된 장애인권리보장법이 공포가 되어 이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을 찾으려는 의지는 보였다.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향후 2년간 준비기간 동안 헌법과 CRPD의 정신이 온전히 반영되어 장애를 바라보는 페러다임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도록 법제정 시기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특히 헌법 제11조 제1항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조항이 장애인의 삶 속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민국 모든 법률을 전면 재검토하여 인권 중심의 사회가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CRPD는 장애인 권리 실현을 위한 국제 지침서이자 바이블로 불린다. 협약의 실효적 이행을 위해서는 국내법의 정비가 필수다. 법률은 국가 정책의 근간이고 기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엔 1, 2, 3차 장애인권리위원회의 최종 견해를 이행하기 어려운 것은 국내법과 상충하거나 흠결되는 법이 많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CRPD 국내법 개정 연대는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2023년부터 UNCRPD 규범 반영 지표를 만들고 그를 기반으로 장애인의 삶과 밀접한 법률을 선정하고 개정작업을 하여 왔지만 안타깝게 그 성과는 미비하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지속할 것이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커다란 울림이 되어 헌법 정신인 기본적 인권 보장에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

올해의 제헌절은 더 크고 선명하게 와 닿는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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