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포럼①] 열린관광지 10년… 이제는 ‘점’에서 ‘선·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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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둘레길은 자연 경관에 따라 경사로가 심한 곳은 있어도 휠체어 사용자 접근은 가능했다. 하지만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양 진입 부분은 계단으로 되어 있어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사진=AI 합성사진
▲마장호수 둘레길은 자연 경관에 따라 경사로가 심한 곳은 있어도 휠체어 사용자 접근은 가능했다. 하지만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양 진입 부분은 계단으로 되어 있어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사진=AI 합성사진
  • 장애·해외 청년들이 생각하는 ‘모두를 위한 여행’의 조건은?
  • RI Korea 청년포럼·한국관광공사, 파주서 관광 현장 점검
  • 열린관광지 넘어 정보·이동·숙박·식음까지 연결하는 무장애 관광도시 과제

[더인디고] “관광지는 갈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여행을 완성할 차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지난해까지 전국 182곳이 열린관광지로 선정됐고, 올해 신규 30곳이 추가되면서 현재까지 약 210곳이 선정돼 운영되거나 조성 중이다. 지난 10년은 관광지의 문턱을 낮춘 시간이었다. 장애인과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관광취약계층을 위한 경사로와 보행로, 장애인 화장실, 안내시설 등이 꾸준히 확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광지 하나의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해서 여행 전체가 편리해진 것은 아니었다. 관광지까지 이동하는 교통, 주변 숙박과 식당, 관광정보가 연결되지 않으면 여전히 자유로운 여행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개별 관광지 중심의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을 넘어 관광권역 전체를 연결하는 ‘무장애 관광 연계성 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별 관광지라는 ‘점(點)’을 넘어 이동이라는 ‘선(線)’과 체류 환경이라는 ‘면(面)’까지 연결하는 무장애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RI Korea 청년포럼 참가자들이 열린관광지로 조성된 마장호수 둘레길에서 본격적인 점검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RI Korea 청년포럼 참가자들이 열린관광지로 조성된 마장호수 둘레길에서 본격적인 점검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청년들, ‘에서 으로 이어지는 관광정책 현장 찾아

이 정책의 방향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 한국장애인재활협회(RI Korea)는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경기도 파주시에서 ‘무장애 관광 연계성 강화사업’ 현장 캠프를 진행했다.

이번 캠프에는 지체·시각·발달장애, 경계선지능 청년은 물론 한국에서 관광경영을 전공한 미얀마 출신 청년과 현재 전공중인 키르기스스탄 동포 청년 등 25명이 참여했다. 서로 다른 장애와 전공, 직업, 국적을 가진 청년들이 함께 이동하고 토론하며 ‘모두를 위한 여행’의 조건을 살펴봤다.

▲청년포럼 참가자들은 휠체어 사용자들과 단체 이동 등을 고려하여 열린관광지(점)에서 다양한 이동수단(선)을 활용하는 대신 휠체어 탑승가능한 버스를 선택했다.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청년포럼 참가자들은 휠체어 사용자들과 단체 이동 등을 고려하여 열린관광지(점)에서 다양한 이동수단(선)을 활용하는 대신 휠체어 탑승가능한 버스를 선택했다.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들이 파주를 찾은 것은 무장애 관광 연계사업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강릉(2022년), 울산(2024년), 파주(2025년), 수원(2026년)을 ‘무장애 관광 연계성 강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파주시는 임진각과 DMZ 평화관광, 헤이리 예술마을, 마장호수 등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국비 최대 40억원과 지방비 40억원 등 총 80억 원을 투입해 권역형 무장애 관광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동수단과 관광정보, 숙박·식음시설, 무장애 관광상품까지 하나의 관광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와 영유아 동반 가족, 외국인 등 누구에게나 편리한 관광환경을 만드는 유니버설디자인 정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청년들이 현장에서 찾은 ··의 해법

이번 캠프는 관광시설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청년들이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정책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었다.

RI Korea 청년포럼은 장애와 비장애 청년이 함께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정책 대안을 제안하는 참여 플랫폼이다.
올해도 ▲청년정책참여단 ▲장애청년인권필름페스트 ▲문화권 사례발굴팀 ▲장애현안 사례발굴팀 등 4개 분야를 운영하며 사회 곳곳의 사각지대와 ‘손톱 밑 가시’ 같은 문제를 찾아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캠프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청년들은 관광환경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접근성과 이동권, 정보 접근성, 유니버설디자인의 의미를 함께 고민했고, 서로 다른 장애 특성과 경험을 이해하며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혔다.

▲마장호수(점)에서 헤이리마을(면)으로 이동했지만, 도로 양옆의 턱들로 인해 편의점 등 다양한 식음료를 이용하기에는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마장호수(점)에서 헤이리마을(면)으로 이동했지만, 도로 양옆의 턱들로 인해 편의점 등 다양한 식음료를 이용하기에는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의약품 통합정보 구축 업무를 하는 뇌병변장애인 노경준(28세) 씨는 “접근성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정보는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제가 하는 의약품 정보 구축 업무도 접근성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희정 RI Korea 청년포럼 담당자는 “이번 캠프는 청년들의 경험이나 인식의 변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확인한 과제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지속적으로 제안해 정책 개선으로 이어가는 것이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 현장을 청년들과 함께 살펴보고, 현장에서 확인한 과제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열린관광지 10년은 관광지의 문턱을 낮춘 시간이었다. 이제 다음 10년은 관광지 하나를 넘어 이동과 정보, 숙박과 식·음료까지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하는 ‘무장애 관광도시’를 만들어가는 시간이어야 한다.

이번 파주 캠프는 그 변화의 방향을 청년들의 시선으로 확인한 첫 번째 현장이었다.

[더인디고 THE INDIGO]

<2편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체험한 ··의 현장과 개선 사항 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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