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달장애인의 센터인가, 개발원의 부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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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개발원이 본부가 있는 이룸센터 현관 ⓒ더인디고

[더인디고] 발달장애 정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된 국가 정책지원기관이다. 최근 「장애아동복지지원법」 개정으로 지역 장애아동지원센터 설치가 본격화되면서 중앙센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지역 장애아동지원센터와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연계하고, 국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며, 서비스의 질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중앙센터의 위상과 전문성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3년의 운영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왔다.

2023년 중앙센터장 공개모집은 ‘적격자 없음’으로 마무리됐다.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인재를 다시 찾기보다 한국장애인개발원(개발원)은 내부 직원을 센터장으로 발령했다. 이후 국회에서 이러한 운영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직책을 ‘센터장 직무대행’으로 변경한 채 같은 체제를 유지했다.

이번에도 새로운 센터장이 임명됐다. 해당 센터장은 개발원 본부 팀장 출신이다. 그러나 발달장애 정책과 지원체계에 대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인사였는지에 대해서는 장애계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채용은 기존 2급(본부장급) 직위가 아닌 2~3급으로 공고됐고, 최종적으로는 3급(부장급)으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자 없음 이후 내부 직원 발령, 국회의 지적에도 이어진 직무대행 체제, 다시 개발원 출신 인사의 임명, 그리고 센터장 직위의 하향 조정.
이 일련의 과정은 우연한 인사의 반복으로 보기 어렵다.

지역 장애아동지원센터가 새롭게 설치되면서 중앙센터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가 정책의 컨트롤타워라면 그 역할에 걸맞게 위상과 전문성도 강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역할은 커졌는데 책임자의 위상은 낮아지고 있다. 이는 중앙센터를 국가의 전문 정책기관으로 육성하기보다 수탁기관의 조직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운영 철학이다.
개발원은 중앙센터를 운영하도록 위탁받은 기관이다. 위탁은 법이 부여한 목적을 실현하라는 의미이지, 법정기관의 운영 기준을 수탁기관의 인사와 조직 논리에 맞추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지난 몇 년의 과정을 돌아보면 중앙센터 운영의 기준이 장애아동과 발달장애인의 권리, 정책 전문성보다 개발원의 인사 운영 체계에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닌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 책임은 개발원만의 몫이 아니다. 법정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관리·감독해야 할 보건복지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가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발달장애인법을 개정해 중앙 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법정기관의 위상과 운영이 수탁기관의 인사체계에 좌우되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센터장 선임 역시 발달장애 정책과 장애아동 지원체계, 권익옹호와 지역사회 지원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발달장애인법은 쉽게 만들어진 법이 아니다.
수많은 부모가 삭발했고, 단식했으며, 거리에서 농성하며 국가에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외쳤다. 그렇게 만들어진 법이 바로 발달장애인법이다. 그 부모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하나의 조직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권리였다.

중앙센터는 개발원의 부서가 아니다. 장애아동과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법이 설치한 국가의 정책지원기관이다.

발달장애인법은 중앙센터를 만들었다. 이제는 중앙센터가 발달장애인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 차례다. 그것이 발달장애인법의 정신이며, 거리에서 싸웠던 부모들과 발달장애인 당사자에게 국가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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