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스트라이크 아웃·전수조사 등 후속 대책 발표
- “왜 발견 못했나” 기존 관리·감독 책임 규명도 과제
- 고용공단 ‘셀프조사‘ 한계…인권전문기관 협력·인권위 역할 확대 요구
[더인디고] 고용노동부가 최근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발생한 지적발달장애인 여성 노동자 성폭력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해당 사업장 인증취소와 더불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 등 후속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장애계에서는 이번 대책이 사업장 제재에 머물러 있을 뿐, 근본적 개선은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고용공단)과 함께 실시한 특별감독 및 특별점검 결과를 토대로 해당 사업장에 대한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취소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경우 즉시 인증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여성 장애인 노동자를 다수 고용하거나 임금체불 등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장애인표준사업장 100개소를 대상으로 정기 감독을 진행하고 있고, 고용공단은 지난 7월부터 표준사업장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과 협력해 피해자 지원과 인권교육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왜 발견하지 못했나”… 관리·감독 실패와 ‘셀프조사’ 논란
논란의 핵심은 장애인 고용 확대와 근로환경 개선을 담당하는 고용공단이 성폭력과 학대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까지 직접 조사했다는 점이다. 노동관계 점검 기관이 인권침해 조사까지 맡는 구조가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회 서미화 의원실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한겨레(7월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고용공단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최근 3년간 세 차례(2024년 9월·10월, 2025년 5월)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장애인 노동자와 사업주 등을 면담했지만 성폭력 피해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장애계 한 관계자는 “공단은 노동관계와 근로환경 점검에 집중하고, 성폭력이나 장애인 학대 등 인권침해 조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맡아야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증취소가 끝이 아니다… 장애인 노동자는 누가 보호하나
정부가 추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업장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필요하지만, 인증이 취소될 경우 그곳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노동자의 고용과 생계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이번 발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사업주 제재와 별개로 장애인 노동자의 고용 승계와 전직 지원, 임금 보호 등 후속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장애계 관계자는 “사업장을 제재하는 것과 장애인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는 것은 별개”라며 “사업장에 책임을 묻되 노동자는 보호하는 대책이 반드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은 인권전문기관이”… 인권위 역할도 주목
장애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표준사업장의 인권조사 체계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관계는 노동부와 고용공단이 담당하더라도, 성폭력·학대 조사나 표준사업장 전수조사만큼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장애인성폭력상담소,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함께 참여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의사표현과 권리구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큰 만큼,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사와 피해자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피해자 지원단체 등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사건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애계에서는 단순히 피해자 진정을 기다리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한 장애인인권 전문가는 “이번 사건은 특정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표준사업장 전반의 인권보호 체계를 점검해야 할 사안”이라며 “인권위는 표준사업장의 인권 실태뿐 아니라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지, 신뢰관계인 동석 등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사 절차가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인권위가 직권조사 여부를 적극 검토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동부의 후속 대책이 단순한 사후 제재에 그칠지, 아니면 장애인표준사업장 전반의 인권보호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더인디고 THE INDIGO]
▶ 관련 기사
- 김예지 의원, 장애인 표준사업장 신고의무 확대 추진
- 장애인표준사업장 성폭력 의혹…‘예고된 참사’ 현실이 됐다
- 장애인표준사업장, ‘인권 사각지대’ 벗어날까… 정부, 첫 노동감독 대상 포함
- ‘선택적 권고’ 내린 인권위 결정… 표준사업장 장애인 인권침해는 숙제로 남아
- 직장 내 괴롭힘당하는 2·30대 발달장애인… 장애인 사업장 인권침해 심각







![[무필의 모두까기] 당사자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바꾼 것들 ▲연설을 하기 위해 서미화 후보가 지원인력과 함께 계단으로 무대에 오르는 모습/사진 출처: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Rf2NSzauIr0) 화면 캡처](https://theindigo.co.kr/wp-content/uploads/2026/08/seomi-150x1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