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사업장 성폭력 파장 확산… 장애계 “노동현장 인권, 국가가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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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사업장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발달장애인 인권 무시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각성하라”는 종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 = 더인디고
▲표준사업장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발달장애인 인권 무시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각성하라”는 종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 = 더인디고
  • RI Korea “원스트라이크 아웃?장애인 노동자 권리보호 대책부터
  • 인권포럼 “부실수사·보완수사권도 권리구제 관점에서”
  • 인권위·권익옹호기관 참여하는 독립적 조사체계 구축 필요

[더인디고] 인천 장애인표준사업장 성폭력 의혹 사건을 계기로 고용노동부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 등 후속 대책을 내놓았지만, 장애계에서는 “사업장 제재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며 장애인 노동자의 권리와 국가 보호체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3일, 해당 표준사업장에 대한 인증취소 절차에 착수하고,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표준사업장은 즉시 인증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애인표준사업장 특별감독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전수조사, 인권교육 확대 등을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장애계는 이번 대책이 사업장 제재와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을 뿐, 장애인 노동자의 권리보호와 독립적인 인권조사 체계 구축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담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업장 제재보다 장애인 노동자 권리 보호 등 근본 대책 마련이 우선

한국장애인재활협회(RI Korea)는 6일 성명을 통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는 사업주 책임을 강화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피해자와 함께 일하는 장애인 노동자의 권리까지 고려한 대책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특히, 인증이 취소될 경우 해당 사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노동자의 고용 승계와 직업 전환, 생계 지원 등에 대한 대책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RI Korea는 무엇보다 “노동 현장에서의 인권침해 등은 장애인고용공단 중심의 관리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제한 뒤, “해당 사업장 역시 과거 여러 차례 현장점검을 받았지만 중대한 인권침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노동관계는 노동부와 고용공단이 담당하더라도 인권침해 조사와 예방은 국가인권위원회와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장애인성폭력상담소 등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기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만 운영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터로 재정립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인증기준에 인권보호와 성폭력 예방체계를 포함하고, 장애인학대 신고의무 대상 확대 및 예방교육·신고체계 구축 등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실수사와 보완수사권도 함께 살펴야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인권포럼)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대상 성폭력 사건의 수사체계까지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포럼은 “장애인 대상 성폭력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사와 의사소통 지원, 신뢰관계인 참여 등이 필수적이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보호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 역시 단순한 권한 조정이 아니라 장애인 피해자의 권리구제라는 관점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 피해 사건은 초기 진술 확보와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사가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핵심인 만큼, 초기 수사가 미흡했을 경우 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 역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검찰 보완수사권 논의는 정치권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며, 장애계는 비교적 관망하거나 예의주시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장애인표준사업장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피해자의 권리구제와 국가 보호체계의 실효성이라는 관점에서 보완수사권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장애계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보완수사권 논의가 정치적 공방을 넘어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호라는 측면으로 확장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장애인인권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보완수사권의 존치 여부 자체가 아니라 장애인 피해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수사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장애인 노동권과 인권보호는 물론 수사와 권리구제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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