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애인 전용시간이 폭염 시간대…“이용권 아닌 또 다른 장벽”
- 새벽 6시 온라인 예약에 오전 이용 제한…디지털 접근성도 논란
- 동반 라운딩까지 제한…장애인 안전과 선택권 고려했나
[더인디고] 서울 강서구 소재 서남센터 파크골프장(이하, 서남파크골프장)의 장애인 이용방식을 둘러싸고 장애인 골프인들이 운영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애인의 오전 이용 제한, 한여름 낮 시간대에 배정된 장애인 전용시간, 비장애인 회원과의 동반 라운딩 제한 등 현재 운영방식이 장애인의 접근성과 안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특별시장애인골프협회 강서구지회와 지역 동호회 회원들은 오는 19일 오전 9시 서남파크골프장 정문 앞에서 ‘서남파크골프장 장애인 차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운영방식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들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장애인의 이용시간과 예약방식이다. 강서구지회 측이 작성한 ‘서남파크골프장 운영 개선 및 장애인 이용환경 개선 요청서’에 따르면 현재 장애인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인터넷 예약을 통한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 반면 장애인 전용시간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 시간이 여름철 폭염이 가장 심한 시간대와 겹친다는 점이다.장애인 골프인들은 특히 휠체어 이용자나 고령 장애인의 경우 장시간 야외활동 자체가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장애인 전용시간을 단순히 별도로 배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강서구지회는 이에 따라 6월부터 8월까지 하절기 장애인 전용시간을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로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에게 ‘전용시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형식보다 실제로 안전하고 이용 가능한 시간이 보장되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애인 전용시간이 오히려 이용 제한으로
장애인 전용시간 운영방식도 쟁점이다. 현재 장애인 전용시간에는 비장애인이 함께 라운딩하는 것이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단체 측은 장애인 동호회에 소속된 비장애인 회원까지 라운딩에서 배제하고 단순한 보조 역할만 하도록 하는 방식은 파크골프의 특성과 장애인의 안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주장한다. 파크골프는 경기 과정에서 이동이 반복되고 경사로나 잔디 지형을 통과해야 하는 스포츠다. 휠체어 이용자의 경우 공을 회수하거나 경사지대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요청서에는 급경사지에서 공을 회수하던 중 휠체어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강서구지회 측은 장애인과 함께 활동해 온 동호회 소속 비장애인 회원에 한해서라도 장애인 전용시간에 동반 라운딩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 전용시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 오히려 장애인의 경기 참여와 안전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예약도 또 하나의 장벽
인터넷 예약시간 역시 개선 요구 대상이다.
서남파크골프장은 예약을 새벽 6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단체 측은 다른 체육시설이나 파크골프장이 상대적으로 이용하기 편리한 시간에 예약을 받는 것과 비교해 이용자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특히 장애인과 고령 이용자에게 이른 새벽 특정 시간에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은 디지털 접근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운영방식이라는 지적이다.
온라인 예약 자체가 장애인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장애인 단체는 인터넷 예약시간을 오후 시간대로 변경하고, 장애인과 고령 이용자의 이용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예약 접근성 개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특혜’가 아니라 공공시설의 이용권
이번 논란은 장애인에게 별도의 시간을 얼마나 배정할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공공체육시설이 장애인의 이용권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있는가가 핵심이다. 장애인 전용시간을 만들더라도 폭염이 심한 시간대에 배치한다면 실질적인 이용 가능성은 떨어진다. 온라인 예약제도를 도입하더라도 특정 시간에만 접속하도록 강제한다면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이용자는 배제될 수 있다. 비장애인의 이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식 역시 장애인의 실제 경기 방식과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장애인의 선택권을 제약할 수 있다.
결국 장애인 이용정책의 기준은 ‘별도의 제도를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실제로 마련되어 있는가가 돼야 한다.
서울특별시장애인골프협회 강서구지회와 동호회 회원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장애인 전용시간의 하절기 오전 전환, 인터넷 예약시간 개선, 장애인 동호회 소속 비장애인 회원의 동반 라운딩 허용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공공체육시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운영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접근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인지,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인지, 그리고 자신의 방식대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지가 공공체육시설의 접근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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