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부, 2024년 13명 추진단 계획 세우고도 2년째 미구성
- 전 장관 결재까지 받았지만 현 장관은 “파악 못했다”
- 3천만원 연구용역 완료하고도 국회 법안 심사 과정서 공유 안 돼
- 최보윤 “정기국회 전 장애평등정책법 정부 의견 제출하라”
[더인디고] 보건복지부가 2024년 장애영향평가 제도 도입을 위해 13명 규모의 추진단을 구성하고 2027년까지 법제화와 정식 직제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장관 결재까지 진행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추진단을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당시 추진단 구성 계획과 함께 진행된 3천만원 규모의 장애영향평가 연구용역도 2024년 말 완료됐지만, 국회에서 장애평등정책법안이 심사되는 과정에서 해당 연구 결과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장애영향평가 제도 도입이 지연된 경위와 연구용역 결과 미공개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전 장관 결재까지 받은 추진단…현 장관은 “파악 못했다”
최 의원은 지난 2024년 7월 16일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자신이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한 ‘장애평등정책법안’ 제정을 위해 복지부에 장애영향평가 추진단 구성을 제안했고, 당시 복지부는 “행정안전부 협의와 별개로 인력을 보강해서라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9월 20일 작성된 복지부 내부 공문에서도 확인됐다.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당시 ‘장애영향평가 제도 도입 추진단 구성·운영’ 계획을 마련하고 장관 결재까지 진행했다. 장애인정책국장을 단장으로 13명 규모의 추진단을 구성하고, 2027년 6월까지 관련 법 제정과 정식 직제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국회 입법 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진단을 구성·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알고 있는지를 묻자 정 장관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고, 추진단 구성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이어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추진단이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며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자, 정 장관은 장애영향평가가 장애인권리보장법에 담긴 만큼 법 시행에 맞춰 준비하겠다는 취지로 답하면서, 추진단 등 조직 문제는 경위를 확인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3천만원 연구 끝났는데…국회 법안 심사에도 공유 안 돼
추진단 미구성뿐 아니라 제도 도입을 위해 이미 완료된 연구용역 결과가 국회에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당시 추진단 구성 계획에 포함됐던 3천만원 규모의 한국장애인개발원 ‘장애영향평가 연구’는 2024년 12월 완료돼 복지부에 제출됐다. 연구에는 타 부처 영향평가 제도 비교, 전문가 델파이 조사, 단계별 도입 모형 등 장애영향평가 제도 도입에 필요한 구체적인 실무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의원은 자신의 장애평등정책법안이 국회 법안소위에서 수차례 심사되는 동안 복지부가 해당 연구 결과의 존재를 알리거나 이를 바탕으로 한 정부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연구용역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 의원실에 “연구용역 결과보고서는 전부 공개로 관리하고 있으나, 전자파일 제출이 단순 누락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3천만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연구용역 결과를 국민이 열람하지 못했고, 본 의원 역시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알지 못한 채 복지부의 원론적인 입장만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고, 정 장관은 “연구용역 결과는 프리즘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공개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연구하고 또 연구…실제 시행은 2028년
복지부가 최근 의원실에 제출한 장애평등정책법안 제정 추진 로드맵도 논란이 됐다.
로드맵에 따르면 복지부는 2024년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2026년 추가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2027년 모의적용과 법제화 작업을 거쳐 2028년 사업 시행과 조직·예산 반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 의원은 이미 2024년 연구가 완료됐는데도 다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실제 사업 시행과 조직·예산 반영을 2028년으로 미루는 것은 제도 도입을 지연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영향평가 모의적용이나 예산 협의에 적극 협조하기 어렵다며, 법안을 먼저 통과시켜 제도의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의 말미에는 정 장관이 추진단의 존재와 전임 장관의 결재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점도 재차 도마에 올랐다.
최 의원은 “추진단과 연구 결과 등이 미뤄진 채 서랍 속에 있고, 장관 취임 1년이 됐는데도 아예 업무 파악조차 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추궁하며 “정기국회 전까지 장애평등정책법안에 대한 정부 의견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정부 의견을 제출하겠다”면서 “장애영향평가의 시행 방법과 시기 등을 검토하고, 추진단과 관련해서는 전 정부에서 추진한 사항으로 인계받지 못한 만큼 해당 경위를 파악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장애영향평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사업이 장애인의 권리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정책을 조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장애인을 특정 정책의 수혜자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정책 과정에 장애 관점을 반영하는 장애주류화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장애영향평가와 장애인지 예산을 제도화하는 장애평등정책법은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지향하는 권리 기반의 장애인 정책을 실제 행정과 예산에 반영하기 위한 핵심 제도로 꼽힌다.
결국 이번 질의를 보면 복지부가 제도 도입을 위한 추진계획을 세우고 연구용역까지 완료하고도 실제 제도화와 국회 입법 논의로 연결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전임 장관의 결재까지 이뤄진 추진단 계획을 현 장관이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복지부의 정책 연속성과 업무 인계 체계도 과제로 남았다.
정부가 정기국회 전까지 장애평등정책법안에 어떤 의견을 제시하고, 장애영향평가 제도화를 위한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더인디고 THE INDIGO]
▶ 관련 기사
장애평등정책법안 탄력받나?… 정부, 장애영향평가 도입 추진단 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