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시의회 민주당, 이동권·권리중심노동 조례 제정 약속
- 73차례 지하철 투쟁, 사회적 대타협 결실…9월 본회의 의결 추진
- 전장연 “조례 넘어 2027년 서울시·정부 예산으로 답해야”
[더인디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4년 넘게 73차례를 이어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춘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조례 제정을 약속하면서다.
그렇다고 투쟁 자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전장연은 지하철 대신 매주 이어온 버스 탑승 선전전과 조례가 실제 예산과 정책 등으로 이어질 때까지 서울시를 상대로 한 투쟁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획예산처가 추진하는 내년 정부 예산 중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수준도 변수다.
전장연과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24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3대 결의문을 발표했다.
양측은 ▲서울시의회 민주당이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당론 1·2호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전장연은 2021년 12월 3일부터 이어온 73차례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이날을 끝으로 전면 중단하며 ▲이번 대타협을 계기로 장애의 유무가 장벽이 되지 않는 평등사회와 존엄을 누리는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연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대타협은 25년간 이어진 장애인 이동권 투쟁과 73차례의 지하철 탑승 투쟁,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서 해고된 최중증장애인 노동자들과 함께한 118일간의 서울시청역 농성 등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 전장연의 설명이다.
‘이동편의’에서 ‘이동권’으로…권리중심 노동도 조례에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당론 1·2호로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1호 조례안은 조례 명칭을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에 관한 조례’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장애인의 이동을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서울시가 책임지고 보장해야 할 권리로 명확히 하겠다는 의미다.
2호 개정안에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개념과 지원 근거가 담긴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최중증장애인이 노동자로 고용돼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을 알리고 협약 이행을 촉구하며, 장애인식 개선과 문화예술, 권익옹호 활동 등을 수행하는 공공일자리다.
전장연은 이러한 활동을 단순한 집회·시위가 아닌 노동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의 권리를 알리고 차별을 개선하며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활동 역시 장애인 당사자가 수행할 수 있는 사회적 노동이라는 것이다.
관련해 서울시는 2020년 전국 최초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도입했지만,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2024년 사업이 폐지되면서 약 400명의 최중증장애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대해 박유진 서울시의회 민주당 부원내대표는 “오세훈 시장이 그동안 캠페인성 활동을 전장연 시위로 보고 세금 투입을 할 수 없다는 갈라치기의 결과였다”며 “CRPD 비준국으로서 권리중심 일자리의 정의와 내용을 못 박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전장연에 따르면 현재 서울을 제외한 13개 지자체에서 약 1680명의 최중증장애인이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조례안의 통과 여부도 변수다.
이상훈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충분한 사전 논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조례 개정 취지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도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의회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조례안이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9월 11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이후 예결특위에서도 조례에 근거한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서울시 및 여야 의원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멈춰도 버스·예산 투쟁 계속…“조례를 예산으로”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중단하지만 장애인 이동권 투쟁까지 멈추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매주 수요일 혜화역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버스 탑승 선전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배경엔 서울시가 2025년까지 제시한 저상버스 도입 100% 목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서미화 의원이 발의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 등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겠다는 배경이다.
이제 또 다른 투쟁의 전선은 ‘예산’이다.
전장연은 조례가 제정되더라도 서울시가 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해고 노동자 400명의 복직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도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2027년 서울시 예산안에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해고된 400명 노동자의 복직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예산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2027년 예산안도 주요 투쟁 대상이다.
박경석 대표는 기획예산처와 국회를 상대로 장애인권리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사회적 대타협’의 성패는 서울시의회 민주당이 약속한 조례가 실제 제정되는지,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를 수용하고 예산으로 뒷받침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한편, 전장연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는 25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서울시의회 장애인 이동권·권리중심노동 조례 제정 쟁취 및 오세훈 서울시장 예산 반영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조례 제정과 함께 2027년 서울시 예산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및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예산을 반영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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