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학대 불송치 잇따라… 김예지 의원 “권리구제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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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진=김예지의원실 제공
▲김예지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진=김예지의원실 제공
  • 장애인권익옹호기관 4년간 고발 424건 중 63건 불송치
  • 피해자 의사소통·증거 부족 사례… “전문기관 불복절차 보장해야”
  • 경찰 고발사건 송치율 57.6%→41.6%… 불송치율은 52.5%까지 증가

[더인디고] 피해장애인의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피해자 진술 외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경찰이 장애인학대 사건을 불송치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특히,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직접 조사해 고발한 사건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나타나면서, 장애 특성으로 피해 사실을 진술하거나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장애인의 권리구제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예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2026년 7월 20일까지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고발한 사건은 모두 424건이다. 이 가운데 경찰에 송치된 사건은 261건이었으며, 163건은 불송치되거나 진행 중·취하·수사중지됐다.
이 중 불송치된 사건은 64건으로, 장애 특성으로 인해 피해 사실을 확인하거나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사례도 포함됐다.

서울에서는 활동지원사에 의한 폭행 피해가 의심되는 사건이 있었지만, 피해자의 진술 외에 별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증거불충분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경기 북부에서도 지인이 피해장애인의 수급비를 착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피해자의 의사소통이 어렵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됐다. 이후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수사심의를 신청했지만 이 역시 기각됐다.

이 밖에도 피해장애인의 수급비 착취를 비롯해 피해자 명의의 자동차·렌터카 계약, 통장·카드의 임의 사용, 상속재산 처분 등 경제적 착취가 의심되는 사건들이 불송치된 뒤 채무조정이나 민사소송 등 민사적 피해회복 절차로 전환된 사례도 확인됐다.

장애인학대 전문기관도 경찰 불송치 직접 이의 제기 어려워

문제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직접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학대 대응 전문기관임에도 2022년 9월 고발인의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이 폐지되면서, 기관이 사건을 직접 조사해 고발하더라도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기관이 직접 이의를 신청할 수 없게 됐다.

이는 피해장애인의 의사소통이나 증거 확보가 어려운 사건일수록 더욱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피해자의 진술을 보완하고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등 전문기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불송치 이후 이를 다툴 절차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일부 회복하도록 했다. 다만 모든 고발인에게 이의신청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경우 등 일정한 고발인에게만 이의신청을 허용하고, 구체적인 대상 범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또 불송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하도록 해, 피해자 진술 확보와 추가 증거 수집에 시간이 필요한 장애인학대 사건에서는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예지 의원은 “경찰이 처리한 고발사건의 불송치 비율이 절반 이상까지 높아진 가운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고발한 사건에서도 다수의 불송치 사례 확인됐다” 며 “특히 피해자의 의사소통 어려움이나 피해자 진술 외 증거 부족 등이 문제가 된 사례를 보면 장애인학대 사건에서 전문기관의 지속적인 조력이 왜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같이 스스로 피해를 주장하기 어려운 사람을 대신해 사건을 조사하고 고발하는 전문기관의 이의신청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지는 여전히 하위법령에 달려 있다” 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권리구제 범위를 시행령에 맡겨 놓은 만큼 정부가 이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하지 않도록 국회가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불송치 증가‘7대 범죄 전건송치도 한계

한편 경찰 전체 고발사건에서도 송치율은 2022년 57.6%에서 2026년 7월 41.6%로 감소한 반면, 불송치율은 38.2%에서 52.5%로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범죄피해자 보호대책으로 장애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의 ‘전건송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장애인에 대한 폭행·경제적 착취 등이 반드시 ‘장애인학대’라는 죄명으로만 수사되는 것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예지 의원은 “장애인학대 피해자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죄명이 적용됐느냐가 아니라 피해를 입은 사람이 수사와 불복절차에서 실질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형사소송법 시행령 마련 과정과 제도 시행 상황까지 지속적으로 점검해 장애인학대 피해자의 권리구제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학대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충분히 설명하거나 객관적인 증거를 스스로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장애 특성 때문에 수사가 더 어려운 사건일수록 전문기관의 역할과 실질적인 불복절차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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