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이 끝 아냐”…장애계 공동대응 나서

108
▲장애인권리보장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8월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요 8개 장애인단체(장애인공동대응네트워크)는 서미화, 최보윤의원,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과 첫 회의를 열고 하위법령 제정과 관련 법률 개정 방향 등을 논의했다. /사진=한국장총
▲장애인권리보장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8월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요 8개 장애인단체(장애인공동대응네트워크)는 서미화, 최보윤의원,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과 첫 회의를 열고 하위법령 제정과 관련 법률 개정 방향 등을 논의했다. /사진=한국장총
  • 8개 단체 공동대응네트워크구성국회·정부와 첫 논의
  • 하위법령 넘어 장애인복지법 개정 등 공동 요구안 마련
  • 부처 협의·예산·조직체계 등 과제 맞물려시행까지 진통 예상

[더인디고] ‘장애인권리보장법’ 시행을 앞두고 장애계가 법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지난 4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2028년 5월 27일 시행된다. 법 제정으로 장애인을 복지의 수혜자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규정하는 법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실제 장애인의 삶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시행령·시행규칙은 물론 기존 장애인복지 관련 법령과 전달체계까지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장애인단체들은 ‘2026 장애인공동대응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지난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네트워크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법조공익모임 나우 등 8개 단체가 참여했다.

첫 회의에는 8개 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서미화·최보윤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한국장애인개발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권리보장법 제정 이후 국회와 정부의 후속 추진계획을 공유하고, 장애계의 공동 대응 과제와 네트워크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권리보장법 시행령 넘어 장애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까지 검토

첫 논의에서는 권리보장법이 시행령에 위임한 11개 조항을 중심으로 검토가 이뤄졌다. 정보접근 지원을 비롯해 장애인정책위원회의 구성·운영, 실태조사와 장애통계 및 권한 위임과 업무 위탁 등을 검토했다.

참석자들은 장애인의 실질적인 정책 참여와 정보접근을 보장하고, 실태조사와 장애통계가 단순한 현황 파악에 그치지 않고 권리보장과 정책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동시에 논의를 하위법령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데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서비스 판정과 전달체계, 권리구제, 장애인 당사자의 정책 참여 등은 하위법령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현행 ‘장애인복지법’을 비롯한 관련 법령 개정과 제도 개선 과제로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이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구체화하는 시행령·시행규칙과 관계 법령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전제한 뒤, “특히, 장애인복지법 전면 개정과 서비스 전달체계, 권리구제 체계 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네트워크에서 도출한 공동 요구가 실제 입법과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후속 과정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법 개정과 정부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관련해 서 의원은 장애인복지법을 ‘장애인복지서비스법’으로 전면 개정하고, 장애인학대 관련 조항 등은 별도로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역시 “권리보장법 제정만으로는 삶이 바로 달라지지 않는다”며 시행 전까지의 구체적인 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하위법령뿐 아니라 장애인복지법 개정과 장애평등정책법 제정 등 관련 입법과제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면서 “장애계·정부·국회가 공동으로 후속 과정을 점검해 법률의 선언이 장애인의 실질적인 일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애평등정책법은 현재 보건복지부 연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권리보장법에 포함된 장애영향평가와 통계 등을 어떻게 별도 법률로 제정할지도 관심이다.

보건복지부, 2027년 말까지 하위법령 초안 마련장애계와 협력 약속

복지부는 장애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2027년 말까지 하위법령 초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문수 장애인정책과장은 “하위법령 마련은 정부가 책임 있게 수행해야 할 과제”라며, “법의 가치와 취지가 시행령·시행규칙에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장애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간담회와 공청회 등 별도의 의견수렴과 연구를 거쳐 2027년 말까지 하위법령 초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또한 향후 네트워크 회의에도 가능한 한 지속적으로 참여해 장애계 요구가 법령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장애계 역시 단순히 의견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조문과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김동호 한국장총 정책위원장은 “이번 네트워크가 원칙적인 의견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와 국회에 제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사무국을 맡은 한국장총은 시행령·시행규칙 초안을 마련해 조문을 중심으로 논의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한 검토 과정에서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하위법령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확인될 경우에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이나 새로운 입법, 전달체계 개선 등 별도의 과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2, 권리보장의 실효성 가른다

네트워크는 올해 모두 네 차례의 회의를 통해 권리보장법의 하위법령과 관련 법령·제도를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장애계 공동 요구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과제는 국회와 정부에 제안하고, 향후 입법 및 정책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공동대응의 의미는 권리보장법 시행을 정부의 입법 후속 절차에만 맡기지 않고 장애계가 직접 법률의 이행 과정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가겠다는 데 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을 비롯해 장애계가 요구하는 권리보장안을 안이 법안에 녹아내는 데는 앞으로 2년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논의 상황을 ‘백가쟁명’에 비유하며, 하위법령 제정과 장애인복지법 개정 등과 관련해 다양한 요구 등을 반영하기 위해선 관계 부처 협의, 예산, 법 이행을 위한 조직체계 등이 함께 맞물려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결국 앞으로 2년은 권리보장법을 선언에 머물게 할 것인지, 실제 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제도로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애계가 어떤 공동 요구안을 마련하고 국회와 정부가 이를 실제 법령과 정책에 얼마나 반영할지가 권리보장법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 관련 기사

‘장애인권리보장법’ 시행 앞두고 후속 법제 정비 논의 본격화

더인디고는 80대 20이 서로 포용하며 보듬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인터넷 저널입니다. 20%의 사회적 소수자의 삶을 쪽빛 바닷속 살피듯 들여다보며 80%의 다수가 편견과 차별 없이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할 수  있게 편견의 잣대를 줄여나가겠습니다.

0 Comments
Langu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