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원에서 표준사업장까지…‘장애인학대’, 법 개정만으로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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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8월 국회에 발의된 장애인학대 관련 핵심 개정안 5건은 취업제한, 신고의무, 수사절차, 피해자 보호, 권익옹호기관 독립성을 각각 보완하면서 장애인학대를 개별 가해자의 범죄가 아니라 예방부터 피해회복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구조적 인권문제로 확장하고 있다. 모니터링센터는 색동원과 인천 장애인표준사업장 사건은 각각 장애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수사체계와 노동현장의 신고·관리감독 사각지대를 드러내며 이러한 제도 전환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하고 있다.
▲2026년 7~8월 국회에 발의된 장애인학대 관련 핵심 개정안 5건은 취업제한, 신고의무, 수사절차, 피해자 보호, 권익옹호기관 독립성을 각각 보완하면서 장애인학대를 개별 가해자의 범죄가 아니라 예방부터 피해회복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구조적 인권문제로 확장하고 있다. 모니터링센터는 색동원과 인천 장애인표준사업장 사건은 각각 장애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수사체계와 노동현장의 신고·관리감독 사각지대를 드러내며 이러한 제도 전환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하고 있다. Ⓒ Chatgpt 이미지
  • 모니터링센터, 7~8월 장애 관련 법률안 57건 발췌
  • 색동원·표준사업장 사건이 드러낸 장애인학대 대응체계 빈틈 보여
  • 예방부터 수사·피해자 보호까지…국회가 내놓은 5개 ‘학대대응’ 개정안
  • 가해자 처벌·피해회복 외에 장애특성 반영한 사법접근성 보장이 과제

[더인디고] 장애인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다. ‘왜 아무도 몰랐는가’, ‘왜 신고하지 않았는가’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장애인 인권침해 사건은 질문의 방향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학대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동안 이를 발견하고 중단시켜야 할 제도는 제대로 작동했는가. 신고 이후 조사와 수사는 피해장애인을 충분히 보호했는가. 그리고 피해자는 학대 상황에서 벗어난 뒤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회복할 수 있었는가.

한국장애인인권포럼(대표 성현정)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가 2026년 7~8월 국회 의정활동을 모니터링한 결과, 이 기간 제출된 전체 법률안 1,306건 가운데 장애 관련 법률안은 57건이라고 밝혔다. 소관 상임위원회별로는 보건복지위원회가 2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주목할 점은 장애인학대 예방과 피해자 보호체계의 공백을 보완하려는 입법이 하나의 흐름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 시설과 일터에서 반복된 학대… 문제는 ‘발견하지 못한 시스템’

이러한 입법 흐름의 배경에는 최근 발생한 장애인 인권침해 사건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색동원 사건과 인천 남동구 소재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다. 사건의 발생 장소와 구체적인 양상은 다르지만, 장애인이 생활하거나 일하는 공간에서 인권침해가 지속되는 동안 기존의 관리·감독과 신고·조사체계는 왜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차단하지 못했느냐는 점이 공통점이다. 다시 말해 장애인학대를 거주시설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한정해서는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거다. 따라서 학대 대응체계도 ‘어디에서 학대가 발생했는가’보다 ‘장애인과 권력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이 누구이며 이를 감시하고 통제할 장치가 작동하는가’를 중심으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이하 모니터링센터)는 지적한다. 안상훈·김예지·김남희·서미화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장애인학대 관련 5개 법률안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 학대범죄자의 취업제한부터 신고의무자 확대, 사건송치 및 수사절차 보완, 피해자 보호,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기능과 독립성 강화까지 학대 대응의 여러 단계가 동시에 입법 의제로 등장했다.

■ 신고만 하면 끝인가…형사사법절차까지 들어간 장애인학대 입법

그동안 장애인학대 정책에서는 ‘신고’가 강조돼 왔다. 장애인복지법은 일정한 직종과 기관 종사자에게 장애인학대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신고는 대응의 시작일 뿐이다. 신고 이후 사건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거나 수사 과정에서 장애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다면 피해자의 권리는 다시 한번 사각지대에 놓인다. 학대 피해장애인이 의사소통이나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가해자 또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일상생활을 의존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범죄피해자 지원절차만으로는 실질적인 권리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신고할 사람’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신고된 사건을 끝까지 책임질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으로 입법의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장애계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있어 왔다.

■ ‘나쁜 가해자’를 처벌하는 법에서 ‘실패한 시스템’을 고치는 법으로

이번 7~8월 입법 동향에서 가장 눈여겨볼 변화는 장애인학대를 특정 가해자의 일탈로만 바라보던 접근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학대범죄자가 장애인 관련 기관에 다시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예방’의 문제다. 장애인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종사자에게 신고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조기 발견’의 문제다. 신고된 사건이 수사기관에서 제대로 처리되도록 하는 것은 ‘사법절차’의 문제이며, 쉼터와 권익옹호기관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피해자 보호와 회복’의 문제라는 거다. 7~8월 장애인학대 관련 법률안은 분명 기존 제도의 공백을 메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대응체계가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모니터링센터는 지적한다. 앞으로 국회가 확인해야 할 것은 법률에 새로운 의무를 얼마나 추가했느냐가 아니라 학대 피해장애인이 신고한 순간부터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국가의 책임이 끊어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고의무자 확대와 취업제한뿐 아니라 조사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 수사과정에서의 의사소통 및 권리보장, 피해자의 즉각적인 분리와 긴급지원, 안정적인 주거와 돌봄, 장기적인 피해회복 지원까지 다층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 사법 접근성까지 나아가야 ‘장애인학대’ 입법 완성돼

모니터링센터 관계자는 더인디고와의 전화통화에서 “색동원과 장애인표준사업장 사건이 남긴 것은 특정 시설이나 사업장의 문제만이 아니다. 장애인이 시설에서 생활하든, 지역사회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든, 직장에서 일하든 그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발견하고 중단시킬 공적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장애인학대 정책의 최종 목표는 신고 건수를 늘리는 것도,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도 아니다. 학대가 발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발생했을 경우 신고에서 조사·수사·보호를 거쳐 사법 접근성을 통해 피해자의 회복까지 국가의 책임이 중단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학대를 개인의 일탈에서 구조적인 인권문제로, 사후 처벌에서 국가의 예방책임으로 전환하는 것. 2026년 7~8월 국회에서 나타난 장애인학대 관련 입법 흐름은 바로 그 전환의 출발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인디고 THEINDIGO]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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