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소증 기준 남성 145㎝·여성 140㎝… 구체적 근거 없이 26년째 유지
- 복지부 “연골무형성증 환자 신장 범위 반영한 것으로 추정”
- 왜소증 장애인 1294명… ‘21~’26년 재판정 ‘장애 미해당’ 5명
- 서미화 의원 “의료적 판정과 단일 기준 중심 장애인등록제도 자체 개편해야”
- 20일 전북도의회, 왜소증 장애판정, 심사제도 개선 건의 채택
[더인디고] 질환은 그대로인데 키가 3㎝ 커졌다는 이유로 장애인 등록에서 탈락한 사례가 확인됐다.
선천적 왜소증으로 어린 시절 장애인 등록을 한 청년이 통증과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교정수술을 받은 뒤 키가 148㎝가 되면서 성인 재판정에서 ‘장애 미해당’ 판정을 받은 것이다. 질환과 관절 손상, 추가 수술 필요성은 남아 있었지만 남성 기준인 145㎝보다 3㎝ 높다는 이유였다.
현행 「장애정도판정기준」은 성장이 멈춘 만 18세 이상 남성은 신장 145㎝ 이하, 만 16세 이상 여성은 140㎝ 이하일 때 왜소증 장애로 인정한다. 이 기준은 2000년 고시 제정 당시 만들어진 뒤 26년째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저신장 희귀질환자는 척추측만증과 관절 변형, 만성통증 등 다양한 기능제약을 동반할 수 있음에도 신장 외의 요소는 판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26년째 유지된 기준, 근거는 “추정”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왜소증 등록장애인은 1294명이다.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재판정에서 ‘장애 미해당’ 판정을 받은 사람은 5명이다. 특히 2022년 이후 미해당 판정을 받은 3명 가운데 2명은 다른 등록장애가 없어 장애인 등록 자체가 취소됐다.
문제는 현행 기준의 근거다. 복지부는 남성 145㎝, 여성 140㎝라는 기준에 대해 “연골무형성증 환자의 신장 범위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복지부가 근거로 제시한 1978년 미국 연구(Horton)는 연골무형성증 성인의 키를 남성 118~145㎝, 여성 112~136㎝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질환자의 전반적인 신장 분포를 보여주는 자료이지, 해당 범위를 넘으면 장애가 아니라는 의학적 판정 기준을 제시한 연구는 아니다.
복지부는 2009년 연구용역에서 기존 기준을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기준의 적정성을 재검토한 이력은 제시하지 않았다.
탈락했지만 원인질환은 관리하지 않아
더 큰 문제는 장애 등록에서 탈락한 사람들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미화 의원실에 따르면 복지부는 장애 등록 과정에서 ‘장애 원인’을 관리하지 않아 어떤 질환을 가진 사람이 등록됐고 재판정에서 탈락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교정수술로 키가 커져 장애 미해당 판정을 받은 사례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상 심한 저신장을 동반할 수 있는 골연골형성이상(Q77 계열) 산정특례 등록자는 674명이지만, 이 가운데 몇 명이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는지, 재판정에서 몇 명이 탈락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현재의 장애 판정은 키라는 단일 수치는 관리하면서, 정작 그 수치 때문에 장애에서 탈락한 사람의 질환과 기능제약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미화 의원은 “26년 전 추정에 기댄 신장 기준을 비롯해, 실제 기능 제약과 사회적 장벽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장애인정기준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의학적 판정만으로 장애 여부를 결정하고, 그 판정을 받아야만 장애인복지 제도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장애인등록제도에 있다”며 “UN장애인권리협약, 그리고 국내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장애를 손상과 사회적 장벽의 상호작용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의료적 기준 중심의 장애인등록제도를 필요와 권리에 기반한 체계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도 윤해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장애 판정 및 심사제도 개선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윤 의원은 교정수술로 신장은 증가했지만 기능장애가 지속되는 경우를 별도로 판단할 기준이 없다며, 왜소증 판정에 보행능력·관절 기능·통증 정도 등을 반영하고 치료 후에도 기능장애가 남아 있는지를 판단할 보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채택된 건의안은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보건복지부장관 등에게 보내질 예정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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