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조례에 ‘제동’…전장연과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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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9월 28일부터 12월 28일까지 매일 오전 8시, 총 50일간 이어지는 포체투지를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조례의 즉각적인 공포·이행과 2027년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전장연은 9월 28일부터 12월 28일까지 매일 오전 8시, 총 50일간 이어지는 포체투지를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조례의 즉각적인 공포·이행과 2027년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 “권익옹호 활동 직무 기준 불명확”…서울시, 조례 재검토 요구
  • 전장연, 재의요구 전부터 “조례 즉각 공포·‘27년 예산 편성” 촉구
  • 9월 11일 시의회 본회의서 69명 찬성…재의결 여부가 첫 분수령
  • 시의회 재의결이 첫 관문…재의결돼도 법적 다툼 가능성

[더인디고]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서 의결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관련 조례 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면서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를 둘러싼 서울시와 장애계의 갈등이 다시 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공공일자리의 직무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사업의 확대와 지원을 조례로 의무화할 경우 예산편성과 사무집행권이 제약될 수 있고, 상위법인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법)’의 취지와 정합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그동안 서울시에 재의요구를 하지 말고 조례를 즉각 공포하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 9월 28일부터는 50일간 포체투지를 이어가며 2027년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예산 편성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9월 11일 군리중심공공일자리 정의 등 조례안 의결

서울시는 지난 9월 30일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앞서 개정안은 지난 8월 10일 발의돼 9월 11일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조례에 정의하고 관련 일자리의 개발·보급 및 확대를 서울시 추진계획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중증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의 자립생활 프로그램 및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의 평생교육과 연계·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당시 본회의 표결에는 108명이 참여해 찬성 69명, 반대 37명, 기권 2명으로 조례안이 통과됐다.

현재 제12대 서울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80석, 국민의힘 38석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어서 이번 재의요구를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정책적 긴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 “직무 기준·사업 의무화, 법적·행정적 검토 필요”

서울시가 재의요구의 핵심 사유로 제시한 것은 직무 범위의 불명확성과 특정 사업의 확대·지원 의무화다.

개정안은 장애인 인식개선, 문화예술, 권익옹호 활동 등을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직무로 규정하고 있지만, 특히 ‘권익옹호 활동’의 구체적인 범위와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공공예산이 투입되는 일자리인 만큼 어떤 활동을 직무로 인정하고 평가할 것인지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캠페인이나 집회·시위 등이 직무에 포함되는지 불명확할 경우 공공예산 지원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사업의 운영 결과도 근거로 들었다.
시가 2023년 실시한 운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2022년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참여자의 전체 직무활동 가운데 집회·시위·캠페인 관련 활동이 50.4%를 차지했다. 시는 특정 활동에 직무가 편중되는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직무 기준과 사업 운영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정 사업의 확대와 지원을 조례로 의무화한 점도 문제로 제시했다.
개정안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개발·보급 및 확대를 추진계획에 포함하도록 하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중증장애인을 우선 지원하기 위해 자립생활지원센터와 장애인평생교육시설 등과의 연계 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를 두고 사업 규모와 방식 등을 결정하는 시장의 예산편성 및 사무집행 재량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다. 해당 규정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사무 관리·집행권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직무가 ‘장애인고용법’의 고용촉진과 직업재활이라는 상위법의 취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는 그러면서 2024년부터 고용시장 변화와 장애 특성을 반영한 주 20시간의 ‘맞춤형 특화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운영 결과와 참여자 수요를 살펴 중증장애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 “즉각 공포”…재의요구로 갈등 격화 전망

전장연은 이번 재의요구 이전부터 서울시에 재의요구를 하지 말고 조례를 즉각 공포할 것을 요구해 왔다.
전장연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가 ‘노동능력이 없다’고 평가받아 온 최중증장애인에게 권리옹호와 인식개선, 문화예술 등의 활동을 통해 노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시가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전장연 일자리’ 등으로 규정하며 사업의 의미를 축소하고 왜곡해 왔다고 비판하면서, 조례가 통과된 만큼 이를 즉각 공포하고 2027년 본예산에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를 위해 전장연은 지난 9월 28일부터 12월 28일까지 50일간 매일 오전 8시 포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다. 조례의 즉각적인 공포·이행과 2027년 예산 편성,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 대한 왜곡과 낙인 중단 등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시의회 재의결이 첫 분수령…법적 다툼 가능성도

공은 서울시의회로 넘어갔다. 서울시의 재의요구에 따라 시의회는 해당 조례안을 다시 의결하게 된다. 재의결에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이 80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9월 11일 본회의에서 69명이 찬성한 결과가 이번 재의결에서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시의회가 재의결해 조례가 확정되더라도 갈등이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가 재의결된 조례가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할 경우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법원에 제소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재의요구는 서울시와 전장연의 갈등을 다시 격화시키는 동시에, 지방의회의 조례제정권과 시장의 예산·집행권, 그리고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어디까지 공공일자리로 인정할 것인지가 맞붙는 사안​이 됐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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