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장차연, 민간 최초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기초자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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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코로나19 방역을 준수하며 회의를 하고 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코로나19 방역을 준수하며 회의를 하고 있다./ⓒ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더인디고 조성민]

“대구시와 각 지자체에 맞는 장애인 대상 감염병 매뉴얼 마련에 적극 활용 기대…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세부적인 계획과 예산 수립이 되어야 지역별 대응 격차 해소할 수 있어” – 대구장차연 전근배 정책국장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전국을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4일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대구장차연)가 ‘대구시 장애인 대상 코로나19 대응 및 관리 세부지침(이하 코로나 대응지침)’을 개발하여 온라인으로 공유했다.

‘코로나 대응지침’을 주도한 대구장차연 전근배 정책국장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대구지역에 장애인 자가격리자 및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장애인에게 적합한 지원지침이 없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정부에 관련 정책과 매뉴얼 개발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그 결과 지난 6월 24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서 우리나라의 첫 장애인 대상 감염병 매뉴얼을 발표했다. 하지만 복지부 매뉴얼은 각 지자체에 권고하는 수준으로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했고 예산 부담과 권한이 없는 등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실제 복지부 매뉴얼에 대해 장애계 내부에서도 그 한계를 지적했다. 주로 코로나19가 발생하고 5개월이 지났다는 점에서 시기도 문제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접근 관점과 전국 지자체 및 장애 현장에서 과연 얼마나 활용가치가 있을까 의문이었다.

특히, 장애인들은 제2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인 코로나19 사태를 5년 만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그것도 5개월간 죽음의 경계를 오가다 손에 넣은 정부의 매뉴얼이 고작 ‘장애인 특성’과 ‘용어 이해’ 수준 정도였다. 분량도 50여 쪽에 불과했다. 그나마 절반은 코로나19 발생부터 끊임없이 방송과 다양한 정보를 통해 이미 확인한 용어와 증상, 손씻기와 마스크 쓰는 방법 등 단순한 것들이었다.

본지 기사 ‘복지부,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매뉴얼 첫 수립(https://theindigo.co.kr/archives/5816) 참조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장애계가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 수립 및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끊임없이 요구했고, 또 법원도 이를 인정했지만 정부는 4년 동안 법원의 강제조정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그 심각성을 외면해 왔다. 결국 장애인이 감염 등 재난에 취약한 이유에 대한 근본적 문제와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관련하여 전 국장은 “6월에 복지부가 권고한 매뉴얼 내용과 장애계 요구 등을 반영한 조금 더 세부적인 지침이 필요한데다 대구시가 2차 대유행 계획을 준비하고 있던 차에 지난 8.15 광복절 종교집회를 계기로 대유행이 다시 시작됐다.”며 “지역 단체 활동가와 전문가 등의 자문을 통해 1차 안을 먼저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 대응지침의 주안점은 복지부 매뉴얼을 지자체에 어떻게 체계화시켜 제안할 것인지, 그리고 자가격리 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과 같이 이미 시행되는 것보다는 향후 추가 시행이 필요한 사안을 중심으로 발간했다.”고 강조했다.

자료는 대구장차연 카페(http://cafe.daum.net/dgsadd) 공지사항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전 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몇 가지 우려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번 지침이 대구시의 조건을 고려한 것이다 보니 ▲타 지자체에서 추가 예산을 투입하여 해당 지역에 맞는 매뉴얼을 구축할 의지 여부 ▲대구시사회서비스원과 같은 공적 돌봄 체계를 책임지는 기관 존재 여부 ▲장애인 확진자 전담병원을 지정하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조건 등이 지역별로 다를 것이다.”며 “이는 지역 장애인 단체들의 코로나 위기 동안의 과제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구시와 각 지자체에 요구하는 지침이다 보니 중앙정부의 어떤 강제와 지원대책이 없는 가운데, 실제 각 지자체가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시행할 것인지가 의문이다.”며 “또 시행하더라도 지역마다 대응 수준이 천차만별일 경우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중앙정부가 6월 매뉴얼을 발표한 이후, 보다 세부적인 계획과 예산을 수립해야 할 책임이 있는 만큼, 이 지침이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끝으로 전 국장은 “코로나 대응지침은 2월부터 모니터링하며 제안해왔던 것을 농아인협회나 신장장애인협회, 장애인부모회 등 지역 장애계 차원의 자문을 포함해서 발간했다. 이후 더 많은 당사자들과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내용을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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