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교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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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미의 홀씨] 2024년,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By 더인디고

March 04, 2024

[조경미 = 더인디고 집필위원] 매년 학기 초마다 특수학급이 설치되지 않아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했다. 장애학생도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학급을 설치하고 교사를 배치해달라고 호소했다. 올해 이런 기자회견 소식은 없지만 여전히 장애학생을 지원하는 교사와 지원인력의 부족 등의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는 곳곳에서 들려온다.

▲조경미 집필위원

특히, 지난해는 학교현장을 둘러싸고 많은 이슈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학교 내 교권침해 문제, 아동학대 사안 등에 대한 각 주체 간의 갈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2월 27일 교육부는 새롭게 달라지는 교권 보호 제도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교원 및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해 교권침해신고, 심리상담과 법률지원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교권침해 직통번호 1395번 개통하여 운영한다. 또한 학교 민원 응대 안내자료를 배포하고, 교원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교육부의 이런 제도 도입이 학교 현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점을 안고, 학교 내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과제를 함께 들고 이제 2024년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이제는 교육의 시간이다 .

학교를 둘러싸고 해결할 문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이제는 교육에 집중할 때이다. 선생님은 올 한해 맡게 될 모든 학생에게 집중해야 한다.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생활을 잘 지낼 수 있도록 가정에서 기본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챙겨야 한다. 그렇게 교사와 학부모는 각자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때로는 학생을 잘 지원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학교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협력해야 한다.

지난 2월 1일,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 개정안에는 통합학급에 대한 규정과 통합교육을 지원하는 교사 배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장애학생이 일반학급에 있는 동안 아무 지원도 없이 있다 보니 다른 학생의 수업을 방해하고,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문제학생’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어버린 이 상황에 우리는 모두 책임이 있다. 이제는 통합학급에 있는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이야기하기보다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수교육대상자와 또래 일반학생이 함께 편성된 통합학급에서 통합학급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특수교육교원을 둘 수 있는 법안까지 만들어진 것을 보면 이제 통합교육은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현재 통합학급에서 장애학생이 또래 학생들과 함께 교육받기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 교사가 혼자 모든 책임을 감내하는 그런 독박교실이라면 통합교육이 잘 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앞으로 통합교육이 잘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의 모든 관계자가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지원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우선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1조에 근거하여 통합교육계획 수립을 위한 과정을 실제 잘 운영해야 한다. 학교 구성원이 모여서 특수교육대상자의 학교적응 및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지원방안을 세우는 자리가 필요하다. 관리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통합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제반 예산과 인력에 대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방법을 찾는 것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학기 초 자신의 반에 특수교육대상자가 배치되었다고 치자. 해당 학생이 특수학급 아이라는 생각보다는 ‘조금 이따 특수학급으로 갈 거니까’라는 마음으로 학생을 만난다면 통합학급 시간에 있는 동안 학생이 겪게 될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담임교사부터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장애특성이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특수교사와 학부모와 함께 협력하면서 이 학생의 학교적응을 지원해야 한다. 이런 협의회 등을 통해 학기 초 학교구성원의 협력적인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마다 통합교육계획을 수립하는 방법은 제각각 다룰 수 있다. 어떤 학교는 통합교육협의회라는 이름으로 교장, 담임교사, 교과교사 등과 함께 별도로 운영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로 대체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이런 통합교육계획을 모든 학교가 세워야 하는 것이기에 그 내용을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이런 협의회를 통해 학교구성원 모두가 모여서 특수학급 운영 및 학교 차원에서 지원할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필요하다.

형식적인 회의 말고 진짜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가 운영되어야 한다 .

매 학기 초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제22조)가 열린다는 것을 여전히 모르고 있거나,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회의에 실망하고 참여하지 않는 학부모들이 있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위해서 학교구성원들에게 자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식적인 자리가 바로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이다. 자녀가 흥미 있는 부분과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 담임교사, 특수교사, 교장이 함께 학교생활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자녀가 특별히 힘들어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런 상황이 발생할 시 어떻게 지원할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통합학급에서의 지원, 평가조정, 현장학습 체험 시 지원인력 제공 등 학교의 학사일정마다 주요하게 자녀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이다.

또한 학부모가 생활과 수업, 친구 관계에 있어서 도달하고 싶은 교육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한 학기 동안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서로 협의하고, 이후 학교관리자, 담임교사, 특수교사, 학부모가 함께 팀워크를 발휘해야 한다.

실망과 좌절을 뒤로하고 , 교육현장에서 함께 희망을 만들어갑시다 !

프랑스에서는 교사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가지고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교실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어려움을 교사 혼자 해결하고 있는 현실에서 장애학생의 어려운 행동을 지원하는 것 역시나 부담스러운 업무가 되어 버렸다.

그렇기에 누구든 함께 해결하자고 해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가 협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면 학교관리자가 나서야 한다. 학교라는 공간은 이제 더 이상 외부 전문가와의 협력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우리 더는 장애학생이 그냥 방치되는 교육환경을 두고 보고 있지 않도록 만나서 같이 이야기하고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학부모들께 요청한다.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이가 ‘도달하고 싶은 교육’에 대해서 고민해 보고 통합교육협의회 혹은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에 꼭 참여해보라고… 그리고 자녀를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 학부모가 담임교사, 특수교사와 한 팀이 되어 관리자에게도 요청하면서 방법을 찾아 나갔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해결이 안 되면 교육청에 요청도 하면서 말이다.

교사들께도 요청한다.특수교육대상 학생들도 자신의 반 아이로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달라. 특수교사와 학부모와 함께 협력해주길 바란다. 특수교사들도 통합학급 담임교사와 협력하여 우리 아이들이 통합학급에서도 잘 지낼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요청한다.장애학생을 특수교사에게만 맡기지 말아달라. 통합학급에서의 어려움을 통합학급 담임교사에게 전부 알아서 하라고도 하지 말아달라. 교과교사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특수교사에게 물어보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달라. 모든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 전체가 함께 관심을 갖고 지원방법을 찾아가면 좋겠다.

걱정되는 지점들이 분명 있다. 그런 부분까지 학교에서 관리자와 교사들도 잘 이야기를 나눠보길 권한다. 서울시 학생생활 길라잡이에 따르면 학교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자는 것도 학생생활규정에 따라 적극적인 수업방해는 아니더라도 수업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지도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규정이 현장에 적용되면 우려되는 점이 있는데, 이런 상황이 왜 발생했는가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학생이 잠이 부족해서 자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면 가정에서 자녀의 수면시간에 대해서 챙겨야 한다. 반면에 그런 문제가 없다면? 특수교육대상 학생 입장에서 자신이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을 들으면서 수업 내내 가만히 앉아 있는 건 쉽지 않다. 그 지루함을 참을 수 없어서 자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쉬운학습지, 통합교육 교재 등으로 특수교육대상학생이 학교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서로가 방법을 찾아서 노력하였는지도 살펴야 한다. 교사가 포기하는 순간 학생도 포기하고 잠을 자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포기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우리 모두가 장애로 인해 발생한 일의 결과에 대해 처벌보다 지원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에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다.

누군가는 포기하는 순간 핑계거리를 찾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방법을 찾는다고 한다. 장애학생이 통합학급에서 함께 하기 어려운 이유를 찾지 말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함께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고, 지원하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모든 학생의 새 학기를 응원한다.새 학기라는 설렘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는 것이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먼저 드는 상황이지만,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도 다시 안 올 새 학년 새 학기이다. 통합학급 교사, 특수교사, 관리자, 학부모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여 일어나는 변화로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도 잊지 못할 한 해가 되길 응원한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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