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인공와우 배터리 반입 ‘빡빡’… 청각장애인 “불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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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보안검색대에서 승객의 가방과 물품 등을 확인하는 삽화. 픽사베이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승객의 가방과 물품 등을 확인하는 삽화. 픽사베이

  • 현행 ‘전력 소비율’로 규정… 국내 항공사 ‘6개 미만’ 제한
  • 미국, 포장 배터리는 규정 없고, ITA는 20개까지 허용
  • 제도개선솔루션, 국내 항공사·국토부에 “개수 제한 해제” 요구

[더인디고 조성민]

청각장애인들이 ‘인공와우 배터리’를 지니고 항공기를 탈 때 반입 시 제한이 있어 논란이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 A씨는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에 “비행기를 탈 일이 있어 배터리를 넉넉하게 챙겼지만, ‘5개까지만 반입되니, 나머지는 폐기나 물품 보관을 이용하라’는 안내를 받았다”면서, “청각장애인은 스마트폰처럼 항상 지녀야 할 배터리인 데다, 소모품이고 또 여행 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인데, 이를 제한하는 것은 이해가 잘 안된다”고 호소했다.

2005년 의료보험 적용이 되면서 인공와우 수술을 하는 청각장애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공와우 수술을 한 청각장애인은 2014년 3.4%에서 2020년 4.2%로 그 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그만큼 인공와우 전용 배터리 사용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한 데다 소모품인 만큼 배터리를 지속해서 교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여행과 같은 장기 외출이나 돌발 상황을 대비해 여분을 챙기는 것은 일상이다.

하지만 인공와우 배터리도 공항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늘날 일체형 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배터리는 폭발 위험으로 반입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항공위험물운송기술기준’에 의하면 리튬의 전력 소비율을 100wh 이하로 제한했다. 즉 인공와우 리튬배터리의 전력 소비율은 0.792wh로 매우 적어 법적 기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개수’다.

이에 대해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관련 규정에는 전력 소비율의 용량만 한정할 뿐, 개수는 제한이 없음에도 항공사 대부분은 내부 규정을 적용해 인공와우 배터리 6개 이상은 제한하고 있다”며 “게다가 문의를 통해 검색대 통과 여부를 확인하거나 항공사별로도 규정이 조금씩 달라 당사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교통안전국은 합선 등의 위험 없이 포장된 경우, 100wh 이하의 리튬배터리는 개수를 제한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의 연합체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100wh 이하의 리튬배터리는 항공사의 별도 승인 없이 최대 20개까지 기내수화물 반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다른 형태의 리튬배터리는 출력 단자가 외부로 노출되어있지 않으면 개수에 구애받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인공와우 배터리보다 수십 배 전력소비율이 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여러 대를 반입해도 큰 문제가 없다.

이에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항공기 안전을 보장하는 선에서는 인공와우 배터리도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인공와우는 청각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만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및 저가 항공사 등 국내 각 항공사와 국토교통부 항공운항과에 인공와우 리튬배터리 기내 반입 개수 제한을 해제토록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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