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인의 에세이, “청년은 오늘도 첼로를 연주합니다” 출간

0
74
책 표지의 사진
시청각장애인 박관찬이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 “청년은 오늘도 첼로를 연주합니다”가 출간되었다. ©박관찬 기자
  • 시청각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 오는 15일 2시에는 대학로에서 북토크도 열릴 예정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기자와 연구원의 경력을 가졌으며, 마타론, 헬스, 검도 등 운동하는 걸 좋아하고, 해외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던 누군가가 있다. 얼핏 보기엔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어느 청년의 이야기 같다. 실제로 그렇다. 아주 평범한 청년이 이 시대를 그렇게 평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 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 청년은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귀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는 것도, 기자나 연구원으로 일하는 것도, 심지어 운동을 하는 것조차도 어찌 보면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 청년은 악보를 읽기 어렵고 본인이 연주하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데 첼로를 연주한다.

그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청년, 박관찬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청년은 오늘도 첼로를 연주합니다(출판사 : 꿈꿀자유)”가 지난 1일 출간되어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시청각장애’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첫 장에서부터 저자가 시청각장애를 가지게 된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시청각장애를 가지게 되면서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일상 및 학교 생활은 어떻게 하는지를 저자가 겪은 다양한 경험과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시청각장애는 대한민국 장애인복지법에서 하나의 장애로 포함되지 않아 저자는 ‘장애인’이면서도 그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래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 우연히 첼로를 접하게 되면서 저자의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되는 시기와 첼로 선생님, 인생 스승님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 이야기를 차례대로 들려주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리고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기자와 연구원으로 일하는 과정과 그 시기에 만난 좋은 인연, 또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겪을 수밖에 없는 웃픈 에피소드들이 독자들의 장애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건드려 준다. 마지막 장에서는 저자가 겪은 우리 사회의 장애인 관련 제도가 지닌 문제점들에 대해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책의 중간에 사진 플레이트 코너를 넣어 저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사진들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하여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책을 기획한 강병철 꿈꿀자유 기획자는 “이 책은 독자에게 시청각장애가 무엇인지, 시청각장애인의 눈으로 보았을 때 우리 사회에서 부족한 점,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인지 근엄하거나 심각하지 않은 어조로 알리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또 박관찬이라는 청년이 시청각장애라는 쉽지 않은 상황을 딛고 삶의 목표들을 성취해온 과정을 과장하거나 소영웅주의에 빠지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고 책의 특징을 설명했다.

“청년은 오늘도 첼로를 연주합니다” 북토크가 오는 15일 오후 2시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에서 열린다.

한편 오는 15일(수) 오후 2시 대학로에 위치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에서 “청년은 오늘도 첼로를 연주합니다”의 첫 북토크가 열릴 예정이다. 이 북토크는 강병철 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저자와 독자가 만나 소통하는 시간, 저자의 첼로 연주를 라이브로 접할 수 있다. 북토크 신청은 선착순으로 80명까지이며, 구글폼 링크(https://forms.gle/6pfpJA1zxPSggE9J8)로 신청하면 된다.

[더 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승인
알림
6649e4b423b5c@example.com'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