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위, 체육단체 및 기관 종사자 성폭력 등 실태조사 결과 발표
- 상명하복의 권위주의, 남성 중심 조직문화에서 피해 사례 많아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체육 관련 종사자 10명 중 1명은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5일, 체육 관련 단체 및 기관 종사자 13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폭력 등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최근 1년 이내 응답자의 10%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등에 해당하는 피해 또한 34.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성관계를 전제로 이익(승진, 보직임명, 임금 인상 등)을 제안하는 행위뿐 아니라 강제로 입을 맞추거나 키스나 포옹을 하거나 몸을 만지는 행위 등 심각한 사례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A씨의 경우 “갑질이 심해도 참아야 했고, 심지어 회식자리에서 어깨를 주무르는 등 허리춤을 쓰다듬으며 성희롱을 당했다.”라고 말했으며, 정규직 B씨 또한 “차는 여자가 타야 맛있다.”라거나 “어제 남자친구랑 뭐 했냐 등의 말을 들었다.”라고 응답했다.
성희롱․성폭력의 주요 가해자는 대부분 상사와 동료였으며, 임원의 비율도 높았다.
피해자들은 △구설수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어떤 행동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항상 일어나는 일이고 다들 가만히 있으니까 등의 순으로 피해를 알리지 못했고, 내·외부 기관을 통해 신고하거나 절차를 밟는 경우는 10.2%에 불과했다. 또한 피해자 다수는 분노, 우울감이나 불안감, 수면장애 등 다양하고 심각한 후유증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 시 구제와 사후 조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두고 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의 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체육단체 및 기관의 조직문화는 여전히 남성 중심, 상명하복 등의 위계적 조직문화를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인권위가 ㈜한국정책리서치에 의뢰하여 2019년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를 비롯한 각 경기종목 단체 등 체육 관련 종사자 1,378명 대상으로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했으며,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자문과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 Indigo]
지도자들의 성찰과 선수들에 대한 교육을 통하여 인권이 존중되고 신뢰속에 안심하고 편히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꼭 필요합니다.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는 문화예술체육 일선 현장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를 지원하고 협력하는 행정기관에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인권의식과 성숙, 성찰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