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촉구…이젠 국회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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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등 5개 장애인 단체는 9일 국회 앞에서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건의안’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 장애인복지법과 정신건강복지법의 사각지대에 갇힌 정신장애인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5개 장애인 단체는 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이행을 위해 21대 국회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앞서 6월 30일 이정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건의안’을 대표 발의하여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이 안은 국회로 보내질 예정이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는 ‘제2조에 따른 장애인 중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 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른 법률을 적용 받는 장애인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한다’는 조항이다. 즉 장애인 정의에 ‘정신장애인’이 명시되어 있으나, 정신장애인은 정신건강복지법을 적용 받기 때문에 장애인복지법의 제도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다.

정신건강복지법은 의료적 관점에 머물러 있던 정신보건법이 2017년 정신장애인의 복지정책이 포함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면 개정된 법이다. 이 법은 복지서비스 개발(제33조), 고용 및 직업재활 지원(제34조), 평생교육 지원(제35조), 문화·예술·여가·체육활동 등 지원(제36조), 지역사회 거주·치료·재활 등 통합지원(제37조), 가족에 대한 정보제공과 교육(제38조) 등 제4장 전반에 걸쳐 복지서비스의 제공을 명시하고 있다.

한자연은 “2017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은 복지서비스의 제공을 명시하고 있으나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과 예산 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정신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제공이 무력한 실정이다.”며 “결과적으로 장애인복지법의 제한과 정신건강복지법의 한계로 정신장애인은 ‘복지 사각지대’에 갇혀 있다”고 법 개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황백남 한자연 대표는 “질환과 장애는 구분되어야 한다. 거기에 맞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되어야 하고 정신질환 당사자에게는 정신건강법 정례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건의안’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황백남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상임대표(좌), 안티카의 임대륜 활동가(우)/사진=더인디고

발언에 나선 안티카의 임대륜 활동가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조항 때문에 정신장애인으로 등록하더라도 전반적인 장애인복지서비스를 제공받는 데에 제약이 따른다. 특히 정신건강증진법을 근거로 정신질환자들은 여러 분야에서 고용 차별을 겪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신질환자로 규정 당한 사람들은 정신과 전문의의 승인 없이는 의료인, 약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조리사 등이 되지 못한다”며 특히 “4월 28일 서영교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신건강증진법 제3조 제1호에 따르면 정신질환자는 전문의가 인정하지 않는 경우 교원자격을 얻을 수 없다는 것으로 인해 교직을 준비하는 한 회원은 꿈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장애인은 이렇게 정신질환자로 규정되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중간에 최혜영 의원과 만난 황 대표는 “최 의원도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장애인복지법 제15조뿐 아니라 다른 조항의 세부 내용까지 살펴보고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며 간담회 결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답변이 희망 고문이 되지 않도록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함께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 단체들은 “국회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건의안을 무조건 수용하고, 장애인 사회통합을 위한 정신장애인의 탈원화를 주도하는 자립생활 정책 수립 및 이에 맞는 예산을 편성·배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인디고 The 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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