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핸드폰 개통·기기변경 금지한 LGU+’… 인권위에 차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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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대리점 ⓒ더인디고
▲경기도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대리점 ⓒ더인디고
  • “사기피해 막는다”… 처음엔 ‘모든 장애인’에 보호자 입증 요구
  • 뇌병변·언어 등 ‘6종 장애인’에서 최근 ‘발달장애인’ 한정
  • 통신상품 구매에 보호자 없으면 후견인·가족증명서 등 요구
  • “LG유플러스, 장애인 차별과 자기결정권 침해”

[더인디고 THE INDIGO]

뇌병변장애인 A씨는 6월 18일 ‘핸드폰 개통’을 위해 서울 소재 ‘LG유플러스 대리점(대리점)’을 방문했다. 대리점 직원은 ‘지적·자폐성·뇌병변·뇌전증·정신·언어 등 6종 장애인은 보호자 등이 동행하지만 않으면 개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판매 거부를 했다. ‘기기변경도 마찬가지였다.

뇌병변장애인 B씨도 지난달 5일 부산의 한 대리점에서 인터넷 재약정 후 귀갓길에 직원으로부터 가입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7월 1일부터 모든 장애인은 후견인이나 활동보조인과 함께 방문할 때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본사 방침이 있었다는 것. 이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이 고객센터에 항의하면서 7월 18일, 해당 대리점으로부터 ‘지적장애인’ 등을 제외하고는 가입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한 통신사가 장애인이 핸드폰을 개통하거나 기기변경, TV 및 인터넷 재약정 시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LG유플러스는 정신적·뇌병변 장애인 등이 혼자 통신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리점을 방문할 경우 비장애인과 다른 규정을 적용했다. 지적·자폐성·뇌병변·뇌전증·정신·언어 등 6종 장애인 당사자에게는 보호자 등이 동행하거나 후견인 증명서, 가족증명서, 부모 연락처 등을 제출토록 했다.

이에 상품구매 거부를 당한 뇌병변장애인 3명과 이들의 차별 상담을 접수한 장추련은 13일 LGU+를 상대로 국가인원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뇌병변장애인 3명은 LG유플러스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사진=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뇌병변장애인 3명은 LG유플러스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사진=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진정인들은 “장애를 이유로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상 차별행위이며, 동법 제7조에서는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LGU+가 사기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고 또 최근엔 발달장애인에게만 요구한다지만, 이 또한 이들에게 보호자 동반이나 관련 서류를 요청하는 것 자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사안이 서울, 부산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닌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게다가 항의 과정에서 피진정인인 LG유플러스의 규정이 엿가락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면서 “해당 규정에 대한 전면 중단과 공개 사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 및 담당자들에 대한 장애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뇌병변장애인이 LG유플러스로부터 받았다는 문자 메시지. LG유플러스는발달·정신·언어·뇌병변·뇌전증장애인에게는 후견인 서류 등을 요구했다. (자료=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뇌병변장애인이 LG유플러스로부터 받았다는 문자 메시지. LG유플러스는발달·정신·언어·뇌병변·뇌전증장애인에게는 후견인 서류 등을 요구했다. (자료=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실제 본지(더인디고)가 경기도 소재 대리점을 방문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장애인에 대한 가입조건에 제한을 둔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대리점 관계자는 “지적, 정신 장애인 등이 휴대폰 사기피해 등을 많이 입다 보니 회사가 적극저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며 “두 달 전쯤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안내했다가 대리점에서도 영업상 문제가 되자 최근엔 ‘정신적 장애인’으로 한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도 대리점에선 장애인분들에게 통신상품을 판매하더라도 복지할인을 받는 분들은 회사 시스템상 최종 승인이 날 때까지는 이틀 이상이 걸릴 때가 있다. 기껏 상담과 핸드폰 가입 업무 등으로 시간을 썼는데, 이후 승인이 안 되면 장애인 고객도 불쾌하지만, 대리점 측도 손해”라면서 “복지카드 할인 대상자와 상담 시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장추련에 따르면 지난 3일 LG유플러스에 공문 방송 발송 및 회신을 요청했지만, 회사 측에선 응답이 없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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