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드림팀] ⑳ 시애틀의 글로벌 기업 Microsoft의 장애 접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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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엑세블팀 단체사진. 황지혜 청년은 가장 중앙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엑세블팀 단체사진. 황지혜 청년은 가장 중앙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엑세블팀 / 황지혜]

내가 미국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꿈만 같은 시간이다. 워싱턴 D.C.는 내게 “아, 이런 평화로움도 내가 누릴 수 있는 거였구나”를 느끼게 하며 푸릇푸릇한 나무와 하늘의 색감 그리고 TV에서만 보던 서양식 건물의 조화로움이 집과 병원에 있는 가족들을 떠 올리게 했다.

북적북적, “내가 또 언제 이렇게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하는 신기함과 아쉬움을 품은 채 수많은 인파를 경험하고 시애틀에 왔다.

개인적으로 시애틀 방문 기관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이 바로 Microsoft였다. 아마 전 세계의 인구 대부분이 알고 있는 글로벌 기업일 것이다, 나 역시 이 기업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이용자로서, 또 사전 조사를 통해 포괄적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방문의 기대감은 더 컸다.

우버를 타고 도착한 MS는 부지가 굉장히 넓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조금 기다리니 사전 조사 때 웹사이트에서 봤던 남성분이 우리를 안내했다. 그는 자신을 인클루시브 테크 랩의 접근성 매니저라고 소개했다.

내부에 들어가니 안구 마우스 컴퓨터, 손에 변형으로 인해 보통의 필기구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편의에 따라 customize 할 수 있는 필기구가 보였다. 내 손은 이미 대중적인 형태의 필기구에 익숙해져 그것을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느껴졌지만, 내가 어릴 때 나에게 이런 도구가 있었다면 펜을 손에 무리가 덜 가도록 습관화해서 지금보다 더 오래, 더 빨리 필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또, 보편적인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마우스도 있었다. 이는 ‘아니, 우리나라에도 이런 보조 기기들은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하고 되묻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Microsoft의 이 마우스는 각 요소가 분리되어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변형하여 조립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디자인을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한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제공된 디자인을 3D프린터로 활용해서 인쇄하면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특별하다고 느꼈던 점을 소개하고 싶다. 이곳에서는 ADHD, 치매, 자폐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촉감과 여러 감각을 느끼며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데 있어 예민하고 원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촉각, 시각 등의 감각을 충족하여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학습장애나 ADHD 등 정신장애인의 효율적인 작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능이 사전 조사 때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우리 사회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 장애보다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좀 더 사회에 소속되지 못하는 상황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들의 장애를 인정하고 다름을 이해하며 모두가 함께 이 공간과 이 사회에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IT 기업임에도 학습, 놀이, 고용,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참 인상 깊었다.

이처럼 모두를 위한 기술, 정책, 고용 등 전 부분에 있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의 특성 혹은 장애에 대한 경험과 이해라고 생각했다. 이번 연수는 이런 부분에 있어 나의 정체성을 피하지 않고 우리가 발전하는 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확고히 결심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내가 어떤 길을 걷든 이번 연수를 통해 배우고 깨달은 점이 삶에 스며들 수 있게 노력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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