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학대사건’, 법원의 잇단 중형 선고…‘경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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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대사건’, 법원의 잇단 중형 선고...사회적 ‘경종’ 될까?
▲최근 장애인 학대 범죄에 대해 법원이 중형의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 ⓒ 픽사베이
  • 폭행, 금품갈취, 성폭행 등 악의적 범행에 중형 선고
  • 활동지원사 범행에 ‘사회적 책임’ 강조하고 10년형 확정
  • 피해자 적극적 처벌 요청에 영향인 듯…사회적 관심 필요
  • 돌봄 제공기관들, 이용자 안전을 위한 모니터링 등 강화해야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최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학대나 폭행, 갈취, 성폭력 등 강력 사건들에 대해 예전과는 달리 법원이 잇달아 중형을 선고하고 있어 사회적 경종으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광주지법 형사11부는 지적장애가 있는 남성 B씨를 6년간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5년간 신상정보 등록도 명령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1월부터 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B씨가 타인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을 악용해 운영 중인 식당 일을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매달 250만 원을 요구했다. 또한 자신이 조폭 출신이라며 “너 하나쯤 어떻게 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사람을 시켜 네 자녀를 납치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B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충성의 증표’라며 명품 시계와 중고 외제차를 구매하게 한 후 가로채는 등 1억 5,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했다. A씨의 금품갈취와 협박에 못이겨 B씨는 식당을 정리하고 대리운전이나 택시운전 등으로 호구지책을 삼았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후에도 폭행과 가혹행위가 이어졌고, 견디다 못한 B씨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A씨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는 들통이 났다.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와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매우 심각한 폭행에도 피해자가 전혀 반항하지 못할 만큼 피고인의 폭행이 일상화됐다”면서, “B씨의 인격과 존엄성이 중대하게 훼손된 점,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점,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지난 14일에도 대법원은 중증 뇌병변장애가 있는 D씨를 학대하고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징역 10년 형을 확정했다.

특히, 이 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인 C씨의 활동지원사였으며 2021년 2월부터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유사 성행위 시도했고 다섯 차례 강제추행과 머리 등을 폭행하는 등 그 혐의가 대단히 악의적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C씨는 증거가 명백한 부분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나머지 범행은 부인했지만, 1과 2심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또한 자신이 소속된 센터는 장애인의 보호·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라고 볼 수 없어 장애인 피보호자 간음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D씨는 C씨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수모를 당하면서도 증거를 수집했다. 이 과정이 한 TV고발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C씨의 범죄는 세간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C씨는 “다른 중증장애인들은 저와 같이 이런 일 따윈 당하지 말고 이런 끔찍한 악몽은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엄벌을 호소했고, 마침내 대법원은 가해자가 낸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0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인 활동지원기관에 소속된 활동지원사로서 장애인을 보호해야 함에도 신뢰를 저버리고 범행했다”면서 범행의 횟수 또한 적지 않고 추행 정도도 무겁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의 한 장애인인권전문위원은 “그동안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에 비교했을 때 중형일 뿐 죄질에 맞는 판결”이라며 지나친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학대 범죄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인만큼 경찰이나 검찰 등 일선 수사기관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증장애인에 대한 돌봄지원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돌봄제공자들의 범죄는 등 두 사람만의 사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인 만큼 각 돌봄 제공 기관들이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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