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노동자 김재순 사망 사건은 사회적 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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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8일 오후 2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연 ‘30년 장애인일자리정책 사망선고’ 기자회견 이후 참석자들이 고 김재순 씨 영정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 전장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및 중증장애인최저임금 적용제외 폐지 요구
  • 30년 장애인고용정책 사망…장애인고용촉진법 전면 개정 필요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8일 고 김재순 노동자의 사망이 사회적 타살이라며 서울고용노동청 본청 앞에서 고용노동부 규탄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증지적장애인 김재순(26세) 씨는 광주 하남산단에서 파쇄기 작업을 하다 지난달 22일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파쇄기 청소 업무는 2인 1조로 진행되어야 하는 고위험 노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사망 당일 수지 파쇄기 시험가동 및 점검 중 파쇄기에 걸린 폐기물을 제거하려다가 미끄러져 파쇄기에 빨려 들어가 다발성 분쇄 손상으로 사망했다.

전장연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촉진법)’이 장애인 노동권 보장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이 위험한 노동을 강요받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30년 장애인일자리 정책 사망선고를 선언한다.”고 기자회견 이유를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8일 오후 2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연 ‘30년 장애인일자리정책 사망선고’ 기자회견장/사진=더인디고

이들은 ▲고 김재순 사망에 대한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사과,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전면개정, ▲장애인고용사업장 장애인편의제공 및 안전실태 전면조사, ▲중증장애인 지원 근로지원인 예산확대, ▲중증장애인최저임금 적용제외 폐지, ▲권리중심의 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 1만개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서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어떻게 안전하지 않은 노동환경에서 혼자 일하다 기계에 빨려 들어갈 수 있느냐”며 “이것은 공장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또한 투쟁 발언에 나선 정성주 광주장애인자립센터협의회 회장은 “2014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을 제대로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기계에 덮개를 설치하라고 얘기했으나 설치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상임대표,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정성주 회장, 김재순 씨의 아버지 김선양 씨,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사진=더인디고

한편, 고 김재순 씨의 아버지 김선양 씨는 “업체 사장은 재순이에게 허드렛일만 시켰는데 혼자 기계를 돌리다 죽었다고 했다.”며 어처구니없어 했다. 그는 “산업현장과 근로 현장에서의 안전은 노동자뿐 아니라 복지부와 사업주가 함께 지켜야 한다.”며 “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든 중증장애인이든 안전한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한다.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 2000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전부 개정을 거쳐 오면서 고용노동부, 교육부, 보건복지부가 함께 장애인일자리 정책을 긴밀히 협조할 것을 명시했다. 그러나 법 제정 후 30년이 지났는데 250만 등록장애인에게 직장이나 편의시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다.”면서 “30년 장애인일자리정책에 사망선고를 하고, 고 김재순서울대책위를 구성하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함께 투쟁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기자 회견 후에는 참석자들이 고 김재순 씨 영정 앞에 헌화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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