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디고=박미현 시인]
백수의 일기
언제 읽다가 만 책인지
읽다 만 자리에 연필이 끼워져 있다
책상 삼아 펴놓은 교자상에서
작년을 보내고 올해가 된 것이다
나일 강가의 레쟈흐에서 우리의 아프리카 탐험 기행은 끝났다
라고 책에는 쓰여 있다
나는 그 언저리를 떠나지 못한다
끝났다와 못한다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작년과 올해는 사람이 정한 일
자연에는 경계가 불분명하고
소멸과 생성의 무한반복 중
이불 밖으로 나온 손이 시리다
이불을 뒤집어쓰고서
할까 말까를 생각한다
[더인디고 THEINDI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