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21] ② 이영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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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화요집회에서 부모연대 대구지부 북구2지회 이영숙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제21차 화요집회에서 부모연대 대구지부 북구2지회 이영숙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올해 스물세 살 된 둘째 딸은 뇌병변 지적장애 1급입니다.

돌 전에 감기로 소아과병원을 찾았더니 조금 이상하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서울대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당시 의사 선생님은 “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면서도, “뇌 생성이 아주 부족하지만, 옆에서 교육과 치료를 하다 보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복지관, 사설 치료실을 다니면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기는 것부터, 걷는 것, 눈 마주 보는 거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운동 교육을 꾸준히 하였습니다. 그래서 3년 동안 학교 유예를 한 탓에 올해 고3 졸업 예정입니다.

전공과 시험을 봤지만, 다니기에는 힘든 아이였습니다. 장애 정도가 심해서 복지관을 비롯해 어디를 가더라도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주간활동서비스라는 곳이 생겨 딸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24시간 돌봄서비스나 케어할 곳은 없습니다.

지능지수는 3세 수준인데 몸은 성인이 되었고, 자신의 감정을 머리 박기나 손 물기로 표현합니다. 의사 소통은 일상생활에 약간 가능할 정도입니다. 특히, 유독 안경에 집착을 많이 하며, 지나가는 안경 쓴 사람이 있으면 순간적으로 안경을 낚아채서 아주 당황스러운 일들이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장소는 피하는 편입니다.

딸이 집에 있는 시간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돌봄서비스가 있으므로 그 시간에는 사회생활도 하고 쉬어가는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로 부모와 아이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더이상 거리로 내몰리지 않는 나라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당당히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1월 10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21차 중에서 –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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