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올의 새연소] 장애인연금, 빈곤완화 효과와 개선 방향

2
1131
장애인연금 유튜브 화면 캡처
ⓒ장애인연금 유튜브 화면 캡처/https://www.youtube.com/watch?v=-W0iXFm7PzU
윤다올 더인디고 집필위원
윤다올 더인디고 집필위원

[더인디고=윤다올 집필위원] 장애인가구의 빈곤수준과 장애인연금이 빈곤완화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10월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내놓은 연구보고서는 장애인가구의 빈곤 수준 및 장애인연금수급가구의 빈곤완화 효과를 분석하여 장애인연금제도 개편 방안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한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의 비기여 장애인소득보장제도를 살펴보고, 장애인가구의 특성별 빈곤율 및 빈곤갭 등의 빈곤 실태를 분석한 후, 장애인연금이 장애인연금수급가구의 빈곤 완화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파악하였다. 우리나라는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라 2022년까지 장애인연금제도를 개편해야 할 과제가 있어 본 연구의 결과는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보고서에서 다뤄지는 주요 연구결과는 몇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빈곤수준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2017년 기준 중증장애인가구의 빈곤율은 43.5%로 2014년에 비해 약 3.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빈곤갭 비율은 0.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증장애인가구 빈곤율의 경우 2014년 41.5%, 2017년 41.2%로 큰 폭의 변화가 없었다. 한편 장애등급 중 1급, 2급, 5급의 빈곤율은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3급, 4급, 6급의 빈곤율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급이 49.5%로 가장 높은 빈곤율을 보였다.

장애등급별 장애인가구 빈곤율 및 빈곤갭 비율
장애등급별 장애인가구 빈곤율 및 빈곤갭 비율/자료=한국장애인개발원

둘째,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는 2014년 6월까지 월 9만 원 수준에서 2014년 7월 20만 원, 2019년 4월 30만 원으로 큰 폭 인상되었다. 이에 따라 장애인연금 수급 전후의 빈곤율 개선효과를 분석하여 빈곤완화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2017년 중증장애인가구의 장애인연금 수급 전 빈곤율은 46.1%이며, 수급 이후에는 40.9%로 나타나 빈곤율을 약 11.3%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급이 11.5%로 가장 높은 빈곤완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장애인가구 빈곤완화 효과
중증장애인가구 빈곤완화 효과 /자료=한국장애인개발원

셋째, 국기별 비기여 소득보장제도를 ‘제도의 질적 수준’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급여 대상이 포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 0.71%, 프랑스 1.84%). 법정 장애개념이 일상생활 및 사회참여 제약을 강조하는 ICF(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장애개념 방향과 일치할수록 정책 대상자가 상대적으로 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비기여 소득보장제도의 최소한의 장애수준은 영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경우 중증 수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마다 수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의 중증 기준은 프랑스, 독일에 비해 엄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예산액과 평균임금대비 급여액 수준도 낮은 편이었다(한국 16.71%, 프랑스 56.5%~68.3%).

본 연구에서는 분석 결과에 따라 장애인연금제도 개편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전반적으로 장애인연금 예산 증액에 대한 국가의 부담을 감안하여 점진적인 방안을 제안하였다. 그 중 몇 가지 주요 내용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장애인연금 대상 확대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급은 장애인연금 전 42.0%의 빈곤율에서 장애인연금 수급 후 37.4%로 감소하였으며, 2급은 42.0%에서 37.4%로, 3급 중복은 58.6%에서 53.7%로 감소하는 빈곤완화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3급 빈곤율은 2011년 46.0%, 2014년 47.0%, 2017년 47.2%로 증가했다. 3급 장애인 중 중복장애인은 3.5%로, 나머지 단일 3급 장애인의 경우 경증수당(4만 원)만을 받고 있다. 제도적 구조에 따라 단일 3급은 장애인연금에서 배제되어 빈곤율이 1~2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리고 4~6급에 대한 소득보장제도 강화이다. 분석 결과 4급 장애인의 빈곤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6급에 비해 근로능력이 다소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금제도에서 배제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근로능력평가를 적용하여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대상자들이 소득보장체계에 편입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연금 급여의 현실화이다. 중증장애인의 빈곤감소에 영향을 주는 공적소득은 사회보험급여,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급여, 장애인연금이다. 장애인이 사회보험의 제도권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안정한 고용 대책이 필요하다. 또 장애인들이 고용시장에 참여해도 수급상황을 벗어날 정도로 소득이 많지 않고 오히려 소득 발생으로 수급자격이 중단되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하게 될 수 있어 근로를 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따라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제한하고 있는 소득공제율을 인상하거나 일정기간동안 소득평가액에서 산정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장애인들의 근로유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저소득층 장애인이 지원받는 생계급여 및 연금 기초급여액이 미국과 비교했을 때 최저임금수준의 50% 미만으로(미국 62.3%) 상향 조정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급여액도 실제 추가지출 비용에 비해 부족한 수준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 원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본 조사에서는 실태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였기에 2018, 2019년 연금액 인상 이후 데이터가 없어 2020년 실태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후속연구가 기대된다. 또한 제시된 개편 방안이 결국 장애등급을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어 장애등급 개편 이후의 혼란과 파편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적용이 가능할지 염려된다. 하지만 본 연구는 장애인연금의 효과와 발전방향에 대해 충분한 고찰이 담겨 있어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더인디고 THEINDIGO]

대학원에서는 성인 발달장애인관련 연구를 하였고, 지금은 장애인정책 모니터링 및 사각지대 개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지켜나가고자 하는 가치는 '인애'와 '정의'입니다.
승인
알림
662ef9192ba91@example.com'

2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jbs67575970@gmail.com'
코스모스
3 years ago

전 발달장애인1급(34세)과 3급(28)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성인이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지금도 고통속에 살고 있습니다. 복지제도가 이전보다 더 나아지고 있기는하지만 아직도 많은 부모들은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으며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 단일장애3급의 장애인연급 미지급도 부모님들에겐 크나큰 고통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장애인등급의 기준이 도대체 왜 필요한지~ 제가 등급이 다른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건 둘 다 고통의 크기가 같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3급이 더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쩡쩡한 상태~ 취업도 힘들고 혹여 일자리를 찾아도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그래서 늘 불안하고 초조한 상황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위해서는 장애인연금을 지급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초노령연금도 확대되는 상황인데 왜 유독 발달장애3급에겐 장애인연금이 지급되지 않는지… 더보기 »

Admin
조성민
3 years ago
Reply to  코스모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 죄송합니다. 사실 등급제 폐지해놓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