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영유아 건강검진, 취약계층보다 열악… “건강·경제 격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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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가 인형에 청진기를 대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한 어린이가 인형에 청진기를 대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 내국인가정 영유아 수검률보다 10%p ↓
  • 의료수급권자(84.9%)보다 수검률 저조
  • ‘심화평가권고’ 대상, 다문화가정 영유아 가장 높아
  • 최혜영 의원 “발달 지연 해결 등 건강권 대책 세워야”

[더인디고 조성민]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들 영유아의 건강검진 참여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다문화 인구동태’에 따르면 출생아 27만2337명 중 다문화가정 출생아는 1만6421명(2020년 기준)이었다.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0명 중 6명꼴로 역대 최고치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3년간 다문화가정의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률은 내국인가정 영유아 수검률에 비해 매년 10%p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현황. /자료=보건복지. 최혜영의원실 재구성

심지어 취약계층인 의료수급권자(84.9%)보다 다문화가정(73.2%)의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률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돼, 다문화가정의 의사소통 등 어려움이 자녀 양육과 건강관리의 취약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는 지적이다.

2021년 출생아부터는 생후 14일부터 71개월까지 총 8차례로 영유아 건강검진을 한다. 하지만 영유아의 개월 수에 따른 건강검진 수검 현황을 살펴보면, 영유아의 월령이 낮을수록 다문화가정과 내국인가정의 수검률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생후 14~35일과 4~6개월에 실시하는 검진에서 다문화가정과 내국인가정의 수검률 차이가 도드라졌다. 14~35일 된 영유아의 경우, 내국인가정의 수검률은 49.3%인 반면, 다문화가정의 수검률은 22.3%에 불과해 27%p나 차이가 났다. 4~6개월 영유아도 내국인가정과 다문화가정의 수검률 차이가 29.5%p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영유아 건강검진 심화평가권고 현황. 자료=보건복지부. 최혜영의원실 재구성
▲2021년 영유아 건강검진 심화평가권고 현황. 자료=보건복지부. 최혜영의원실 재구성

한편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좀 더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심화평가권고’를 내린다. 관련해 최근 5년간 다문화가정 영유아의 심화평가권고 비율을 살펴보면, 전체 심화평가권고 대상자 중 6.3%를 차지했던 2018년에 비해 올해 7월까지는 약 10%를 차지할 만큼 다문화가정 아동의 정밀진단 대상자의 비율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2021년도를 기준으로 상세하게 살펴보면, 영유아검진 수검자 중 정밀진단대상자는 내국인가정의 경우 1.5%, 취약계층인 의료수급권자의 경우도 2.4%였지만, 다문화가정의 정밀진단대상자는 수검자의 3.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다문화가정의 영유아가 내국인가정이나 의료급여수급권자 영유아에 비해 심화평가권고를 받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최혜영 의원은 “다문화가정은 언어 장벽이나 경제적 여건 등으로 내국인가정보다 건강관리에 더욱 취약할 뿐만 아니라 자녀의 건강관리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문화가정 영유아의 낮은 건강검진 수검률은 발달 지연이나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어렵게 하여 내국인가정과의 건강 및 경제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출산을 앞둔 다문화가정 부모를 대상으로 한 영유아 검진의 필요성 및 검진 기관에 대한 정보, 이용 절차 안내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다문화가정 영유아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서 이들에 대한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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